▲배우 최윤영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최윤영
큰 기대와 설렘 속에 시작한 예고 생활.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다. 날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일산에서 안양을 가기 위해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했던 피곤함도, 수면 부족도 아닌 바로 무서운 선배들이었다.
입학식 당일부터 리본 달린 구두를 신었다고 머리를 쥐어 박혔다. 당시 1학년은 머리를 양 갈래로 땋는 전통이 있었는데, 선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머리끝까지 꼭꼭 땋았다가 파마했냐며 혼나기도 했다. 하다 못해 입술이 터서 립밤을 발랐다고 혼을 냈던 선배님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규율이 사회생활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생각도하지만, 당시 나는 절망 그 자체였다.
일산에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며 편한 생활을 하던 난 그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 후로 한 동안 선배들과 마주칠 수 있는 화장실은 피해 다녔고, 급식실, 매점 등은 일체 가지 않았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억압이었고 무엇보다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1학년 등굣길은 거의 울면서 다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를 악물게 해준 건 연기수업이었다. 매년 공연도 올렸었는데 연습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커튼콜을 하며 관객에게 박수를 받을 때 '아, 이게 진짜 내 길이구나'라는 구체적 확신이 생겼다. 꿈이 커지자 학교생활에도 차차 적응이 되었고 선배들을 요리조리 피하는 요령도 생겼다. 한때 날 주눅 들게 했던 끼와 열정을 가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난 조금씩 나만의 개성을 찾을 수 있었고, 그건 대학교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대학교 2학년 마치고 휴학, 무작정 극단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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