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한상준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 임순혜


 동아일보 오명철 논설위원이 2009년 4월에 쓴 칼럼

동아일보 오명철 논설위원이 2009년 4월에 쓴 칼럼 ⓒ 동아일보PDF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하 영진위원장) 최종 후보에 언론계 인사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져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복수의 영화계 관계자는 2일 "지난 6월 30일 월요일에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렸고 여기서 내외부 추천인사로 한상준 전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오명철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 중  "오명철 논설위원이 유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상준 전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중앙대 영상대학원 계약 교수와 부산국제영화제  및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을 지낸 영화인이고 오명철 논설위원은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편집국 부국장, 전문기자.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1993년부터 2년간 영화담당 기자로 있었고, 종교를 담당하기도 했다.

둘 중 한 명이 선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률은 반반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사실상 특정인사에 대한 내정이나 다름없다는 게 영화인들의 의견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2배수 추천이 이뤄진 것일 뿐 사실상 특정인사를 결정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오명철 논설위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 영화저널리스트는 "영진위가 조직운영이나 정책기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추천돼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영화계를 우습게 보는 처사라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영화제작자는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칼럼을 써서 논란을 일으켰던 반노적 인사"라며, "그런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영화 쪽을 잠깐 담당했을 뿐인 사람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위치에 유력하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화기관을 전문성 없는 언론인들이 차지하는 건 큰 문제"

 지난해 10월 부산으로 이전한 영화진흥위원회

지난해 10월 부산으로 이전한 영화진흥위원회 ⓒ 영화진흥위원회


이와 관련 영진위원장 임원추천위원회에 참여했던 추천위원은 "논란이 생기는 것은 알고 있으나, 인력풀이 고갈된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괜찮은 분들께 추천 의사를 전달하면 하나같이 사양하고, 평판 좋은 교수들 역시 안 하겠다고 하고, 어떤 분은 영진위가 부산이라 안 가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껏 8번의 추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천위원들도 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후보자 두 사람은 내부와 외부에서 각각 1명씩 추천 받은 것"이라며 "만일 논란이 커져서 추천 인사들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시 임원추천위원회를 다시 소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화부 한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이 아직 공식적으로 넘어오지 않았고 다음 주쯤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미리 누군가로 정해진 것은 아니며, 임원추천위원회 쪽에서 검증철차를 거쳐 추천 안이 올라와야 최종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영화과 교수는 "왜 영화관련 기관을 전문성도 없는 언론인들이 차지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영화계를 보는 현 정부의 인식에 문제가 큰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문화융성 정책과도 동 떨어지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현재 영상자료원 이병훈 원장과 영상물등급위원회 박선이 위원장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만일 영화계의 우려대로 특정인사에 내정이 확정될 경우 영화관련 기관을 모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출신 언론인들이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한 영화감독 역시 "전문성 없는 언론인 출신 문창극을 총리에 지명해 논란을 일으킨 것과 별 차이가 없다"며 "정부가 영화계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칫 이명박 정권 시절처럼 영화계가 영진위와 대결하는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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