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tvN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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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더 지니어스>는 각계각층의 '지니어스' 13명이 모여서, 최후 1인이 남을 때 까지 매주 두 개의 게임을 통해 1명씩 탈락하는 과정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시즌1이 끝나고 현재는 시즌2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가 진행 중이다.

최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프로그램 관련 글과 출연자들의 SNS 팔로윙 수를 보면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시청자들은 시즌1의 우승자인 홍진호의 활약상을 보고 시즌2에 갖는 기대가 한껏 부풀려진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 28일 방송된 4회는 실망스럽다는 평이 주를 이루었다. 메인매치가 너무 허무하게 끝났다는 의견과 메인매치 이후에 벌어진 상황이 어이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더 지니어스>는 프로그램 첫 회에 '심리 실험'을 내세우면서 시작했다.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 출연자들은 서로 연합을 통해 세력을 구축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팀을 배신을 하기도 한다. 제작진에서 일부러 출연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연합을 만들거나 배신을 하도록 유도하는 규칙을 만든다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각 상황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반응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다. 배신을 당했을 때 실성한 듯이 웃으며 정신을 못 차리는 출연자가 있는 반면,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유리한 편에 붙어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출연자도 있다. 시청자들은 <더 지니어스>에서 이런 다양한 모습을 보고 즐길 수 있다.

4회에서는 게임 초반부터 이은결이 같은 편을 배신하면서 모든 판도가 바뀌어버렸다. 상대 팀에게 자신의 팀의 작전을 낱낱이 알려주면서 홍진호 팀이 너무나 쉽게 승리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이은결이 배신했다는 정보가 새어나가면서 이은결이 탈락후보로 지명된 것이다. 평소 같으면 승리 팀은 이은결의 정보 덕분에 승리를 했으니 이은결의 편에 서고, 패배 팀은 또 다른 탈락후보인 은지원을 도와 데스매치를 진행하는 것이 수순이다.

극한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더 지니어스>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2회에서 이은결.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2회에서 이은결. ⓒ tvN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이은결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제시한 조건이 화근이었다. 그 조건은 바로 승리 팀이 탈락후보를 지명할 때 그 대상을 은지원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은결은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홍진호 팀의 모든 멤버에게 제시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은지원이 탈락후보로 지명되었을 때 본인은 물론 같은 팀원들도 의아한 표정이었다. 거짓말을 한 이상민, 팀장인 임윤선 등을 제치고 선택한 것이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 상태에서 은지원과 이은결이 데스매치(탈락자를 결정하는 게임 대결)에서 편을 나누게 되었다. 이 때,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홍진호 팀에서 무려 세 명이나 은지원에게 도움을 준다.

세 명이 은지원에게 도움을 주었던, 조금 심하게 말하면 이은결을 '배신'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세 명에게는 은지원을 지명하라는 제안이 껄끄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승리 팀이 탈락후보를 지명할 때,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명분이 있어야한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시청자들도 은지원을 특별히 미워하지 않는 한, 굳이 가만히 있는 사람을 왜 지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지난 4회까지의 은지원과 이은결의 행동을 보았을 때 은지원은 누구에게도 모나지 않게 행동해서 미움을 사지 않았다. 혹여 거짓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으로 보여서 위협적이지 않거나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친 경우도 없었다.

반면 이은결은 2회에서 이미 자신은 살아남은 상황이니 개인적 이득이나 챙기자는 심리를 '가넷을 버는 게 낫지 않아요?'와 같이 모두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 경우도 있었고, 3화에서는 두 팀에 다리를 걸치면서 자신만이라도 살아남기 위한 행동을 보여주어서 몇몇 출연자들에게 조금 미운 캐릭터였다.

여기서 이은결과 은지원의 정치력의 차이를 엿볼 수도 있겠다. <더 지니어스>는 시즌1에서도 그랬지만 초반에는 정치력이 살아남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누구에게도 미움을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한 정치력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추측은 승리는 이미 했으니 이제 자신의 이득을 챙긴다는 심리이다. 조유영, 이두희는 이은결의 정보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폄하하면서 동시에 이은결이 지속적으로 양다리를 걸치면서 게임을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노홍철은 자신과 은지원, 이상민을 갈라놓고 싶다고 말한 이은결보다는 항상 우호적인 관계였던 은지원을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이은결이 주로 보여준 그 심리에 자신이 당한 셈이다.

반면 홍진호의 선택, 어쨌든 승리에 도움을 준 스파이 이은결의 편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옳다는 의견에 공감한 시청자들은 매우 아쉬웠을 것이다. 게다가 승리를 챙기자마자 조력자를 팽하는 모습도 시청자 입장에서 보기 싫은 부분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까지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모든 참가자가 행동한 방송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각자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그렇기에 판단이 서로 다르고, 그로인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게임의 양상을 예측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 <더 지니어스>만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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