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갈 하이> 오프닝

<리갈 하이> 오프닝 ⓒ 후지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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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변호를 맡든 상관없다. 나의 목표는 재판에서 이기는 것, 그리고 돈을 많이 받는 것이다."

단 한 번도 재판에서 패소한 적이 없는 천재변호사 코미카도 켄스케(사카이 마사토 분)는 일본의 법정드라마 <리갈 하이>의 주인공이다. 한 번도 진적이 없는데 돈을 아주 밝히는 사람이라니… 참 만화 같은 설정이다.

그런데 이런 만화 같은 설정의 주인공이 또 나온다. 변호사 마유즈미 마치코(아라가키 유이 분)는 법이 정의와 이상을 실현하는 도구라고 굳게 믿고 있다. <리갈 하이>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코미카도와 마유즈미, 두 사람이 같은 편이 되어 맡는 재판 이야기를 다루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교훈을 전달한다.

드라마 초반에는 코미카도가 정말 극단적인 방법을 총동원해서 이기는 모습이 나온다. 언론을 동원하여 의뢰인에 유리하게 기사를 낸다든지, 전문가를 동원해서 거짓증언을 시키기도 한다. 상대 의뢰인의 치부를 드러내는 등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게다가 변호 비용으로 거액이 아니면 절대로 수임하지 않는다. 마유즈미는 그의 곁에서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뭐 이런 파렴치한 인간이 다 있어?'라고 생각하며 치를 떤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오히려 코미카도 변호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기려고 하는 주인공은 나쁘다?

 코미카도(사카이 마사토 분)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코미카도(사카이 마사토 분)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 후지 TV


화를 거듭할수록 초반의 코미카도의 모습보다 다른 부분이 더 눈에 띈다. 지난 27일에 방영되었던 8화도 마찬가지였다. 깨끗한 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마을의 주민들이 세계 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하는데, 이에 반대하여 자연과 경관을 해치는 몇몇 주민 때문에 세계 유산 심사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단순히 보기엔 세계 유산 등록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코미카도는 이 사람들의 변호를 맡는다. 그리고 역시 이기기 위해 갖가지 교묘한 방법을 동원한다. 외부의 음식이나 보석 등으로 주민들을 유혹해서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이미 마을에서 떠난 사람들에게 접촉을 시도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잘못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붙어서 억지로 이기려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세계 유산 등록은 일본의 세계 유산 늘리기 프로젝트 관계자가 관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마을 주변의 평범한 숲을 희귀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과대포장하기도 하고, 나이트,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외부의 문명이 차단되어 깨끗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몇몇 주민들의 불만을 감수하고 있던 것이다.

 재판이 끝나고 변호사를 배웅하는 주민들

재판이 끝나고 변호사를 배웅하는 주민들 ⓒ 후지 TV


결국 주민들은 재판의 승패를 떠나, 세상의 시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마을에 대해 느끼고 있는 긍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와 같은 깨달음은 항상 사건 이후에 발생했다. 그리고 그 사건은 항상 코미카도에 의한 극단적이고 잔인하고 처절한 싸움이었다. 원고나 피고가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만약 재판에서 코미카도가 전력을 다해서 원고와 피고를 파헤치지 않았다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산 정상까지 올라가야 비로소 산에 올랐다고 말한다. 산 정상에 오르지 않으면 산 정상의 풍경은 절대로 볼 수 없다. 코미카도가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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