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미스김 역을 맡고 있는 김혜수.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미스김 역을 맡고 있는 김혜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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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수위 조절은 시청자를 매료시킨다. 현실과 판타지의 적절한 수위 조절을 통해 시청자에게 무한한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직장의 신>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은 현실과 직장인 판타지를 적절하게 엮어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다. 시청자는 극 중 현실적인 이야기에 공감을 하기도 하고, 비현실적 장면에서 통쾌함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직장의 신>은 어떻게 수위를 조절하고 있을까?

<직장의 신>은 판타지 드라마만은 아니다. 그 안에 현실이 존재한다. 이를 간과한 채 판타지로 매도해 비현실성만 강조하는 건 이 드라마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행위다. 현실을 담아내는 데 소홀했다면, 시청자들의 공감대는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위태로운 계약직과 불안한 청년 인턴, 잘 나가는 동기 옆에서 움츠릴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 그 안에 있다. 탕비실에 모여 소소한 담소를 나누며 직장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많은 여성 직장인이 그 안에 있다. 신나게 웃으며 봤지만 애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현실 때문일 것이다.

괴리감 뛰어넘은 희열…미스김의 통쾌함

미스김(김혜수 분)은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인물이다. 어떠한 업무도 착착 해내고 마는 슈퍼우먼이며, 계약서에 기재돼 있지 않은 업무를 지시 받았을 때는 당당히 "아니오"를 외치는 인물이다. 그러나 직장인의 현실은 '미스김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다.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인물이란 것이다.

직장이란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이다. 때문에 극이 판타지로만 흐른다면 시청자는 적잖은 괴리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미스김을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괴리감을 뛰어넘어 희열을 전달하는 그의 통쾌한 한방 때문이다.

현실에선 눈물을 머금고 참아야만 했던 위계질서, 억압, 부조리에 미스김은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업무사항에 없는 회식참석을 거부하고 직속상관의 지시만 따른다며 장규직의 업무지시도 거부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만 칼 같이 일하며 시간외 수당도 철저하게 챙긴다. 그야말로 직장인들이 꿈꾸는 판타지다.

시청자는 미스김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즈음 되면 판타지여도 상관없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스김에게 어느 누가 판타지란 명목으로 돌을 던지랴.

 비정규직 정주리(정유미 분)가 오열하고 있다.

비정규직 정주리(정유미 분)가 오열하고 있다. ⓒ KBS


현실성과 판타지의 황금비율

<직장의 신> 인기의 핵심은 판타지와 현실의 조화다. 미스김만을 강조했다면 알맹이 없는 코믹 드라마로 전락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공감이 더해졌다. 따뜻한 치유의 손길을 건넨다.

시청자는 정직원이 되기 위해 두 눈 부릅뜨고 악착같이 회식자리를 지키는 인턴사원 정주리(정유미 분), 탕비실에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나누는 여직원들, 잘나가는 동기 옆에서 큰소리 칠 수 없는 무정한(이희준 분)의 애환 등에서 자기 자신을 본다. 그렇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맞아, 나도 저렇지"라고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여기에 미스김은 위로를 뛰어 넘어 치유를 더한다. 슈퍼우먼 판타지의 통쾌한 '힐링'이다.

현실을 지나치게 강조해 무거워지지 않으면서, 판타지를 너무 강조해 가벼워지지 않은 수위 조절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그 공식은 대한민국 수천만 직장인들의 마음에 관통했다. <직장의 신>이 최적의 황금비율로 끝까지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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