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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정글의법칙 IN 뉴질랜드>팀의 노우진, 김병만, 박보영, 리키김, 정석원, 박정철, 이필모가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인사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정글의법칙 IN 뉴질랜드>팀의 노우진, 김병만, 박보영, 리키김, 정석원, 박정철, 이필모가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민


SBS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13일 오전 공식사과문을 발표했다. '다소 과장되고 연출된 부분은 있지만 진실을 거짓되게 꾸미거나 조작한 사안은 없다'는 게 핵심이다.

그간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병만족의 모험이 화면 그대로의 힘든 여정임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그러나 여태의 모험들 중 '조작'이라 의심받는 자료들이 일부 드러나며 프로그램은 사면초가의 상태에 놓여 있었다. 발표된 사과문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글의 법칙>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당분간 그 파장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이 <정글의 법칙>만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방송 제작 환경을 잘 알지 못하는 탓에 화면 속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 시청자의 뒤통수를 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시청자들이 느껴야 하는 허탈감과 배신감은 과연 누가 위로해 줄 수 있는가.

유명인들과 방송 프로그램들,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정글의법칙 IN 뉴질랜드>팀이 해산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박보영 소속사의 김상유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대표 옆으로 이지원 PD, 노우진, 김병만, 박보영, 리키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정글의법칙 IN 뉴질랜드>팀이 해산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박보영 소속사의 김상유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대표 옆으로 이지원 PD, 노우진, 김병만, 박보영, 리키김. ⓒ 이정민


사실 이런 종류의 소동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 반대급부로 '무조건적인 진정성'만을 추구하던 <도전 지구탐험대>의 경우, 1999년 라오스 오지에 다녀온 출연자 김성찬이 뇌성말라리아로 목숨을 잃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일련의 소모적인 논란으로부터 배울 점은 없는 것일까.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이상, <정글의 법칙>이 조작된 것이냐 아니냐를 떠나 '왜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반복되어 일어나는가'에 대한 성찰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런 일들은 대개 사실로 믿어왔던 것들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것에서 출발한다. '거짓'에는 의도적인 것도 있겠고, 무의식적인 것도 있겠다. 그 어떤 것도 권장할 만한 것이 아니지만, 특히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에서는 큰 주의를 요한다. 개개인의 문제와는 달리 엄청난 사회적 허탈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한 번 이 같은 의혹이 일기 시작하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 사실 시청자는 방송에서 흘러나온 사실들을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이기 쉽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포장된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이번처럼 공론화되어 드러나기 전에는 말이다. 그것은 프로그램·유명인·정치인 등 모든 경우에 있어 마찬가지다. 때로는 '말발'과 '예능감'이 최고의 포장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재미만을 추구하다가 정작 거짓이 드러났을 때 돌아올 시청자의 상실감 또한 배가 될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굳이 <정글의 법칙>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유명인들이나 프로그램들이 어떤 경로로 대중들의 비판 속에서 저물어갔는가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경우, 결과는 늘 참혹했다. 눈앞의 달콤한 결과물에만 심취하거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행위의 결과와 파장에 대한 계산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 순간의 실수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안타까운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정글의 법칙 정법 김성찬 도전 지구탐험대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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