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광고 천재 이태백>은 실존 인물 이제석을 모티브로 삼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제석이 누구인가? 지방대 출신에 동네 간판 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그 이후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을 거듭하며 획기적인 공익 광고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바로 그 화제의 인물 아닌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의 제왕>이란 드라마가 있었다. 연기에 있어 '본좌'라 칭해지던 김명민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드라마의 제왕>은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했었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드라마'라는 건 보기엔 익숙해도 그 뒷이야기까지 관심을 가지기에는 익숙치 않은 장르이기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만드는 그들의 고뇌와 고통을 논한 <드라마의 제왕>을 사람들은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이다.

 4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고아리 역의 배우 한채영(오른쪽) 아역으로 출연한 이새롬(왼쪽)의 외모가 한채영과 너무 닮아 '리틀 한채영'으로 떠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 97년생으로 현재 고등학생인 이새롬은 전문 아역배우가 아니라 작곡가 조영수가 준비중인 걸그룹의 멤버로 올 상반기 데뷔를 목표삼아 춤과 노래, 연기 등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맹연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고아리 역의 배우 한채영(오른쪽) 아역으로 출연한 이새롬(왼쪽)의 외모가 한채영과 너무 닮아 '리틀 한채영'으로 떠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 97년생으로 현재 고등학생인 이새롬은 전문 아역배우가 아니라 작곡가 조영수가 준비중인 걸그룹의 멤버로 올 상반기 데뷔를 목표삼아 춤과 노래, 연기 등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맹연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넥스타 엔터테인먼트


<광고 천재 이태백> 딜레마는 공감대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광고 천재 이태백>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광고' 역시 '드라마' 만큼이나 보는 것에 익숙한 분야다. 

광고판 자체가 사람들에게는 낯선 이야기일 수 있기에 <광고 천재 이태백> 제작진은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민에서 부터 풀어가고자 했다. 가진 것 없고  낮은 스펙으로 취업은 힘들지만 세상을 향한 패기와 정의감은 하나는 그 누구도 따를 자 없는 젊은이의 이야기로 말이다.

보편적 고민에서 출발하는 건 좋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다루고자 하는 '광고 천재'라는 측면에서는 역으로 영 부실한 내용이었다. 자동차 광고판을 붙이는 문제, 게임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광고 콘셉트를 짜는 문제 등 지엽적인 소재를 차치하고는 이 드라마가 진짜 '광고'를 다루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이 드라마의 구도를 그대로 가져다가 지난해 드라마인 <패션왕>이나 1998년 방영된 < 미스터 Q >에 대입한다 해도 크게 이물감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게다가 과거의 사랑했던 여인인 고아리(한채영 분)를 둘러싼 주인공 이태백(진구 분)과 또 다른 남자 에디 강(조현재 분)의 대립 구도는 매우 익숙한 인물설정이다.

대기업 본부장인 에디 강은 야심만만하며 회장의 딸인 백지윤(박하선 분)을 속이며 이용하려는 인물이다. 여기에 이태백은 할머니와 여동생을 거느린 마음 따뜻한 가장.

1회부터 대놓고 좋은 편과 나쁜 편이 명확하다. 이 방식은 전형적이어도 너무도 전형적이다. 이렇게 구도가 만들어져 버리면 결국 드라마를 끌고 가는 건 역시 주인공의 선한 의지와 그 반대 측의 이기주의 혹은 악행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동네 간판을 싹쓸이 하는 간판 가게 사장님이 알고 보니 한때 광고계를 주름잡았던 전설의 광고쟁이였다. 광고는 낙장불입이라고 외치는 그 사내에게 한 수 배우려는 이태백의 모습은 흡사 영화 <타짜>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정작 이 드라마에서 궁금했던 건 '왜 이태백은 광고를 하게 되었을까'란 물음이었다. 이에 대한 답은 여주인공과의 술자리 대화로 단번에 해결해 버렸다. 또한 그냥 처음부터 이태백은 '천재'였다. 그가 책상머리에서 생각해낸 광고 아이디어는 광고 전문 기업의 기획팀을 단숨에 뛰어넘을 전도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이태백은 무림의 고수 마 사장을 만나 가르침을 받으며 <타짜>의 고니 같은 천재로 거듭날 것이다.

이런 이태백을 보면서, 이 시대의 진짜 '이태백'들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일단 잘 나고 봐야하는 걸까. 광고 영웅 이제석이란 인물을 그저 뻔한 성공 스토리에 차용하기에 앞서 이 시대에서 광고가 무엇인지 이제석이란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앞서야 하지 않을까? '타고난' 히어로가 아닌 치열하게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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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그림책, 다시 길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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