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보석

배우 정보석 ⓒ 마스크엔터테이만트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정보석만큼 매 작품마다 변신 하는 배우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떤 작품에서는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빼는가 하면 또 다른 작품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어 시청자를 사로잡는 정보석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고려 무신 정권을 배경으로 했던 MBC 주말드라마 <무신>에서 아버지 최충헌에 이어 정권을 잡어 고려를 이끈 최우 역으로 열연했던 정보석. 11일 만났을 때 MBC 추석특집극 촬영 중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정보석은 이미 2005년 <신돈>에서 공민왕으로 고려시대를 연기 했었다. 공민왕은 오랫동안 몽고에 유배갔다 돌아왔지만 뭘 하려고 했을 때 오는 공허함을 표현 하려고 했다면 최우는 모든 권력을 쥔 입장에서 바른 정치와 국가 운영을 표현 하려고 했단다.

정보석은 지금까지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 해왔다. 그럼에도 새로운 역에 대한 도전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정보석은 " 65억의 인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그 65억명의 내면이 다 다른만큼 배우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끝이 없다"면서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해도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속에 제가 연기한 캐릭터는 한줌도 안될 것"이라고 해 그의 연기 열정을 짐작하게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보석은 "곧 추석이다.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다들 아우성인데 그럴수록 서로 조금씩 돌아보고 지켜주면서 따뜻한 추석 맞으시고 행복해 지시면 좋겠다"고 <오마이스타> 독자들에게 추석인사를 전했다.

 <무신>의 한장면

<무신>의 한장면 ⓒ 마스크엔터테이만트


다음은 배우 정보석과 나눈 일문일답

- <무신>에서 하차 하신지 두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근황 소개해 주세요.
"요즘은 <무신>에 집중을 많이 해서 잠깐 쉬면서 추석 특집 드라마 <못난이 송편>을 촬영하고 있어요. 아이들 왕따 문제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아이들 중에 아버지 역할이에요."

- 최우의 죽음으로 하차했다. 하차 이유에 따라 느낌도 다르고 또 하차하는 것과 종영까지 가는 건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드라마가 역사극이다 보니 역사적 사실이 있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최우가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최우가 어느 쯤 죽는 것을 알고 시작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어요. 하차할 때가 겨울을 지나 여름어서 많이 지쳐있었어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저보다 나이 많은 역을 할 때였는데 집중을 하다 끝나면서 많은 생각이 없었어요. 한동안 맹한 상태였죠. 그리고 다시 드라마 시청자로써 보고 있는 중이고 마지막회에 김준의 상상속에 다시 나와요."

- 정보석씨가 이해한 '최우'라는 캐릭터는 어떤 인물 이었나요?
"제가 처음 '최우'를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나라 과거시대 일종의 쿠데타 세력이였고 힘으로 왕권을 농락하고 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과거 역사가 안좋게 그렸던 부분도 있어요. 저는 어디서 힌트를 잡았냐면 그당시 굉장히 혼란기였고 최씨집안이 최초로 힘을 통해 권력을 잡은 것이 아니라 그전에 이의민이라는 천하의 무식해서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사람을 제거하면서 나름대로 목표를 갖고 했기 때문에 최씨 정권이 그래도 대를 이어서 할 수가 있었고 또 몽고 혼란기에 몽고로부터 고려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었고 대장경이라는 지금까지 최고의 유산을 제조해 냈죠.

일련의 것들을 보고 또 정방이니 도방이니 해서 우리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당시 무신정권에 등한시했던 그이전의 문인들을 등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한 것들을 본다면 나름대로 그 시대에 백성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름대로 옳은 정치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이런 것으로 봤을 때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최우'를 그려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사람을 판단했을 때에는 미화시키기 보다 적어도 무신정권 최초로 가장 혼란기에 정권을 대물림 해서 유지할 수 있었다면 분명히 백성들의 지지와 주변사람의 지지가 없다면 불가능했거에요. 그렇다면  나름대로 정도의 정치를 하려고 했었고 옳은 길을 가고자 노력했던 사람이 아니였겠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했었죠."

- 현재 <무신>에서 김준(김주혁 분)이 정권을 잡았다. 최우가 그걸 봤다면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거에요. 그런 부분에 대해 저희 작가 선생님께서 마지막회에 김준의 고생을 알고 김준의 꿈에 나타나서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애썼다. 그만 놓고 올라오너라'라는 장면이 있어요. 최우 입장에서는 나라를 위한 옳은 정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쪽에서 본다면 김준이가 정당한 길로 정권을 잡은 것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할거 같아요."

- <무신> 촬영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세월이 변해 가니까 변하는 세월에 맞춰서 최우라는 인물의 크기, 내면의 크기를 확대시켜줘야 하는 것들이죠. 제가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최우라는 사람의 삶, 그리고 세월이 순차적으로 쌓여가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10년 점프하고 또 가다 10년 이런식이니까 그 인물의 여백을 채워놓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죠."

- 극중에서 딸과 사위를 다 죽였다. 극중이였지만, 자식을 죽여야 했던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나요?
"제 목숨 같던 딸, 또 제가 후계자로 생각했던 사위를 죽일 수 밖에 없던 상황이 대의와 정도정치를 하려고 했던 최우의 심정을 알기 때문에 그런 가차없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방송을 통해 드러났지만 역시나 딸이라는 건 제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죽을 거 같은 거죠. 딸의 죽음이 제 죽음인 거죠. 어쩌면 영혼의 죽음을 그 순간에 맞았다고도 봐야죠. 그렇지만 제가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살아있는 것이지, 제 영혼으로써의 죽음은 그 순간에 끝났다고 봐야죠."

- 2005년에 <신돈>에서 공민왕을 맡아 연기했고 이번엔 왕이나 마찬가지인 최우 역을 맡았다. 공민왕과 최우의 연기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공민왕 때는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제가 힘을 갖고 있지 못했고 지금 <신의>을 통해 나타나고 있지만 몽고라는 세력을 등에 업고 했던 기철세력과 주변 사람들이 고려전체를 장악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몽고에 유배가 있다가 돌아왔지만 정치적 기반이 없어서 뭘 하려고 했을 때 한계점에서 오는 공허함을 표현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까 노국공주와의 사랑위주로 했고 최우는 실제로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입장에서 바른 정치와 국가 운영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죠. 공민왕 때는 개인의 내면, 사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뒀다면 최우는 외형, 사회적인 부분에 더 많이 포커스를 두고 했다고 봐야죠."

- 배우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정보석만큼 매 작품마다 변신하는 배우도 없는 것 같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요?
"변신에 대한 문제는 이렇게 생각해요. 제가 의도성을 가지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그중에 새로운 작품에 관심이 가는 거죠. 제가 해보지 못했던 것 위주로 하다보니까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됐고 그 역할을 하다보니 그 역할에 맞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지 일부러 변신을 위해서 준비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그사람의 내면, 그 순간에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지에요. 그것은 그 사람으로서였거든요. 이를테멘 제가 맡은 역할들 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알아야 해요. 최우의 처지와 입장 그 외 역할도 마찬가지로 제가 알고 그 사람을 제가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드린다면 그 순간 저는 정보석이 아니라 그인물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를 알면 그 마음이 이해되고 받아 드리고 인정이 되면 저절로 표현이 된다는 것이죠."

- 지금까지 해온 역할 중 본인과 가장 가까운 역할은 누구인가요?
"말했듯 결국은 역할을 바라보는 사람은 배우 정보석이란 말이죠. 어떤 역할이든 사실은 제가 갖고 있는 안에서 기초가 되어 변형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역할에는 일정부분 제 모습이 들어가 있죠. 어떤 인물이나 그 안에 분명히 저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어느 역할이 저랑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연기하기 편한 것은 좀더 순수하고 생각을 많이 안해도 되는 역할 즉 있는대로 살아도 되는 역할입니다.

<하이킥>의 정보석이나 <내 마음이 들리니>의 봉영규는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궂이 머리 안쓰고 있는대로 편하게 사니까 그런 인물들은 연기하기도 편하죠. 그 외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살기 위해 치밀한 계산과 모사를 해내야 했고 그러니까 저 역시도 역할을 수행할 때 많이 생각하고 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살아남기 위해 해야하는 과정들이 더 힘든 것이지 어느 역할이 저와 닮았다는 것은 아니에요. 어느 역할이나 제가 있기 때문이죠."

- 그럼 정보석씨의 연기란 무엇입니까?
"굉장히 애매한 질문인데 왜 좋았는지도 모르지만 어렸을 때 제가 좋아서 했죠. 연극영화과 가려고 아버지 반대도 무릎쓰고 고집부려서 그과에 가고 일을 하는데 어떤 이유가 아니라 무작정 좋았어요. 그래서 하면서도 역시 즐겁고 계속 할때마다 부족한 것이 나오기 때문에 계속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고 이렇기 때문에 연기가 저에겐 삶인 것이죠."

- 수많은 역할을 하셨는데 아직도 하고 싶은 역이 있을까요?
"수많은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65억의 인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그 65억명의 내면이 다 다르잖아요. 그것 만큼 배우로써 하고 싶은 역할은 끝이 없죠. 작품을 봤을 때 신선한 캐릭터가 있다면 흥분되는데 그게 저라면 흥분이 더하죠.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해도 해운대 해수욕장의 모래속에 제가 연기한 캐릭터는 한줌도 안될 거에요."

- 잠깐 예능 MC 하셨잖아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일딴 시청자들에게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고 반성도 많이 하고 있고 또 살다보면 피치 못할 일이라는 것이 있어요. 저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어요. 있었지만 그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무신> 때문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그렇게 쉽게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여러사람이 시간을 허락하지도 않았고 그러다 보니 피치 못했다는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고 그점에서 죄송하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십사 하는 바람을 드리고 싶어요."

- 예능 프로가 자리를 잡으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MBC 경영진은 너무 빨리 성과를 보려 한건 아닌지.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제가 할 때 그런 상황을 예측을 다 하고 있었어요. 당시 MBC 상황이라든지 파업 분위기에서  지금 하면 안된다고 제가 강력히 반대를 했음에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었어요. '지금 시기에 이걸 해선 안 된다. 파업이 정리된 다음에 하든지 아니면 프로가 자리잡게 어느정도 시간을 보장해 주든지 둘중 하나는 갖고 시작하자'고 끊임없이 얘기를 했는데 그게 제 뜻대로 안되고 정말 어설픈 상태에서 방송이 되어서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된 것이 어느 정도 예측은 했었기 때문에 그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할게 없어요.

그럼에도 제가 한거고 그래서 제가 볼 때 분명한 것은 조금더 기회를 줬다면 좋은 아이템으로  어느 정도 틀은 만들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못한 것은 아쉽죠. 세상을 살다보면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그 프로그램을 제작한 PD가 친한 동생인데 얘가 욕심을 낸거죠. 제가 해야 허락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제가 뭔데 이러나 싶었죠. 안 된다고 반대도 했지만 어쨌든 제 책임이죠.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죄송해요."

- <오마이스타>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마이스타>는 막 창간되고 나서도 연극 때문에 인터뷰를 했어요. <오마이스타>가 지난해 생겼죠? 또 다시 여러분을 뵙게 되니까 더 반갑워요. 너무 많이 덥고 여름 끝나자 태풍와서 마음이 시끄러웠을거 같아요, 하지만 오늘 날씨를 보면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네요.  좋은 계절이 왔으니까 여러분의 마음 속에도 훈훈한 정들이 많이 피어 올랐을 좋겠고 곧 추석이잖아요.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다들 아우성인데 그럴수록 서로 조금씩 돌아보고 지켜주면서 따뜻한 추석 맞으시고 행복해 지시면 좋겠어요"

무신 정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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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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