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맛 본 교회 구원의 길은 있는가?
휠므빠말
법망에 걸려 든 윤철(온주환 분)을 구출하기 위해 돈으로 법을 매수하는 장면에서 나온 말이다. 맞다. 돈으로 다 되는 세상이지만, 그렇게 세상이 돌아가지만, 뒤탈 없는 돈이 정말 있을까? 사회에서는 그런 이들이 가끔 검찰에 불려나오기도 한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들은 여전히 돈 맛을 누리며 자유롭게 산다.
몇 십억의 은퇴비, 수억대의 연봉, 교회를 목사들 맘대로 사고파는 행위, 교회공금 횡령혐의로 구속된 목사 이야기, 총회장이 되기 위해 돈 봉투를 돌리는 일, 돈 맛을 본 교회는 이렇게 돈 맛에 취해가고 있다. 이젠 이런 이야기들이 나와도 태연하게 심드렁할 수 있는 게 교회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젠 교회에서 이슈도 아니다. 왜? 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다 그런 건 아니다. 말해 봐야 소용없는 일부 목사들과 교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게 아주 일부라 해도, 돈에 취한 그들을 구원할 길이 없으니 얼마나 심각한 일이냐.
# 권력 맛에 휘둘리는 교회, 누가 주인인가?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돈과 권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주영작은 어디에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소유한 인재임에도, 돈과 권력, 정확히 말하면 돈으로 쌓은 권력 앞에서 자신을 버리고 철저히 무릎 조아린다. 그저 노예가 되어 윤 회장, 특히 실질적 권위인 백금옥 여사가 하라는 대로 한다. 자율적 노예라고나 할까.
돈의 맛에 길들여지고 권력 앞에 고개 숙이는 또 다른 주영작, 그들은 말하리라. '잠시의 치욕을 견디고 나면 부를 움켜쥐게 될 것이고, 그런 다음에는 나도 다른 이들을 노예로 부리며 살 것이라'고. 돈이면 법도 움직일 수 있다. 돈이면 군부도 움직일 수 있다. 돈이면 국민도 움직일 수 있다. 돈이면 목사도 움직이고, 돈이면 성도도 움직이고, 돈이면 교회도 움직인다. 더 나아가 돈이면 하나님도 움직인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그렇게 돈에 취하여 산다.
"니들은 그냥 무릎 꿇고 허리 조아리며 살아."주영작이 재벌 아들 윤철과의 싸움에서 철저히 깨진 다음 외국인 사업가 로버트(달시 파켓 분)에게 듣는 말이다. 재벌 아들을 누가 두들겨 패줄 수 있을까? 주영작이 나섰다. 그러나 철저히 터진다. 한 대도 못 때린다. 누가 재벌을 때릴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권력을 때릴 수 있단 말인가. 누가 대형교회를 때릴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감독을, 누가 총회장을 건드릴 수 있단 말인가. 천하의 호기를 띤 임상수도 그렇게 주영작을 신나게 두들겨 맞은 채로 내버려 둔다.
감독 선거로 불거진 감리교 사태, 이제 이렇게 진정되는 듯하여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몇 년 동안 별들(?)의 몸짓과 입질에 휘둘려 왔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그들에게 줄을 대고 권력 맛을 누리려는 이들에 의해 이리로 저리로 왔다 갔다 했다. 돈으로 하든, 학벌로 하든, 정치라인으로 하든, 그게 무엇이든지 대단한 수단을 동원하여 별의 자리에 앉으면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한국교회, '니들은 그냥 무릎 꿇고 허리 조아리며 살아'라고 별들이 외치는 소리에 취한 사람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누가 주인인가?"윤 회장은 재벌 회장의 유산을 물려받은 아내 백금옥 여사가 주인인 줄 알았다. 주 실장은 윤 회장과 백금옥 여사를 비롯한 그 집 식구들이 주인인 줄 알았다. 그러기에 윤 회장과 백금옥 여사의 딸 윤나미(김효진 분)에게도 깎듯이 90도로 허리를 굽힌다. 그 집에 살지만 그 집의 사람들의 삶의 틀과는 다른 삶을 살아내는 나미에게도 말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요구하는 하나님의 사람은 바로 나미 같은 사람이다. 교회 속에 있지만 교회를 더럽히는 족속들과는 다른 사람 말이다.
영화에서는 윤 회장도, 주 실장도 백금옥이 제시하는 돈과 권력의 주변에서 누리는 호사를 거절하는 쪽으로 회심한다. 윤 회장은 자살이라는 극단 처방으로, 주 실장은 이직이라는 희생 처방으로. 진정한 주인이 돈과 권력을 움켜 쥔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은 것이다. 한국교회는 권력의 그늘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똑같은 원리로 벗어나야 한다. 주인이 돈이나 권력을 쥐고 있는 기득권 세력이 아니다.
돈 많은 교회도, 대형교회도, 총회장도, 감독도 아니다. 차라리 몸을 아낌없이 주어 모든 것을 버린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한국교회는 이제 취한 권력에서 깰 때다. 늘씬 얻어맞으면서도 정신 못 차리면 하나님은 기다려 주지 않으실 거다. 언론의 매를 맞는 게 아니고, 세상의 매를 맞는 게 아니고, 하나님께서 직접 매를 드실 때는 이미 늦게 될 것이다.
# 섹스 맛에 취한 교회, 치부 도려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