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의 중심, 나는 장근석> 중 한 장면
<신한류의 중심, 나는 장근석> 중 한 장면KBS

장근석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의 인기에 비해 한국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문근영과 출연한 2010년 <매리는 외박중>도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제가 정확하게 알고 있을 거예요. 사실이니까. 일본에서 갑자기 너무 붐업이 돼버려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고, 너무 많은 일을 하게 됐는데. 일본과 한국, 둘다에서 톱스타가 됐으면 저는 정말 대충 살았을 것 같아요. 그렇게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려고, 1등이 되려고 계속 시도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전 오히려 지금 제 모습이 채찍질 하기에 좋은 거 같아요."

자신감이 넘치는 스물 25살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 1일 방송된 KBS <신한류의 중심, 나는 장근석>은 지난 10월, 나고야, 오사카, 도쿄에서 진행됐던 장근석의 일본 공연을 따라잡으며 '사람 장근석'의 현재형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공연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케이 플레이스에서 장근석이 기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연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케이 플레이스에서 장근석이 기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하고 있다. 트리제이컴패니

흥미로운 신한류 스타의 현재형, 장근석의 인기 요인?

"누가 시간을 팔았으면 좋겠어요, 진짜. 1초에 100원씩. 그러면 진짜 한 달을 62일로 늘릴 거예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4학년이자 신한류의 중심인 '근짱' 장근석은 '소녀시대' 윤아와 <사랑비> 촬영에 여념이 없다. <겨울연가>로 1세대 한류를 창조한 윤석호 PD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소녀시대와 근짱의 만남이 '제2의 <겨울연가>' 신드롬을 일으킬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작품이다. 윤석호 PD는 장근석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영리하다고 할까요? 놓친 지점이 있을 때도 내가 얼른 그걸 얘기해주면 또 금방 그걸 표현해 내요. 순발력이랄까, 타고난 재능이 있는 거 같아요."

타고난 재능은 감출 수 없는 끼로 숙성되어 왔다. 그리고 아역시절부터 길러온 연기와 노래, 춤은 그러한 순발력과 만나 '겸손함'을 내세우는 아시아 스타들과는 또다른 '변종'과도 같은 쇼맨십으로 발현되고 있다. 노래와 연기를 넘나드는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장근석의 장점을 일본의 한 문화 평론가는 이렇게 평가했다.

"지금 장근석 씨는 10대 초등학생 어린이에서부터 70~80대 어르신 분들까지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역시 장근석 씨의 인기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입니다. 그 드라마는 일본 소녀 만화의 세계관 그 자체라고 보면 되는데요, 곧 여자들이 동경하는 남성상이 응축되어 있는 셈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와 장근석 자신의 진짜 모습이 잘 융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진 겁니다."

"내가 무슨 로봇도 아니고"라며 언론 인터뷰에서 대중이 원하는 대답을 하는 게 어느 순간 싫었던 장근석. 트위터를 그만 둔 이유도 비슷하다. 그는 "오늘의 인기가 내일은 거품처럼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은 일이라도 대충 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 할 줄 아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경력 20년 차의 베테랑(?)이다.

<신한류의 중심, 나는 장근석>이 흥미로웠던 것은 KBS가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다고 하더라도, 거품으로 인식됐던 장근석의 인기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타 스타다큐와 비슷하지만 이제껏 주목하지 않았던 장근석의 속내를 비췄다는 점에서 다소 희화화됐던 <무릎팍도사>나 그 어떤 인터뷰보다 진솔한 부본이 엿보였다.

누구보다 영악하고 또 누구보다 자신의 자유분방함을 이용할 줄 아는 스타 장근석이 달리보이는 건 단순히 일본과 아시아 전역에서의 성공 뿐만은 아니다. 장근석은 아마도 아역부터 시작해 '신한류스타'로 까지 등극한 전무후무한 첫 번째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영리함과 노련함(?)은 분명 신한류가 사그라지더라도 연기자 장근석의 기반을 지탱해 줄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 사양장르인 신파멜로 <사랑비>가 실패할지라도 말이다.  

장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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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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