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집단 어버이연합의 이규일(79) 수석지부장(오른쪽)의 아들은 진보적인 색을 가진 젊은이, 진보 집단 자식연합의 김남훈(39) 프로레슬러(왼쪽)의 아버지는 보수적인 색을 가진 중년이라는 공감 가능한 공통점이 있었다.
SBS
물과 기름이 만났다. 어버이연합과 자식연합, 서울대 82학번 동기지만 각각 진보와 보수로 다른 길을 걷는 조국 서울대 교수와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회사의 보스와 말단 직원, 그리고 타의에 의해 섞일 수 없었던 남한의 청년과 북한의 청년까지. '소통'을 할 수 없었던 우리 사회의 양극의 사람들이 '소통'을 주제로 기획한 SBS 다큐멘터리 <만사소통>으로 모였다.
소통은 쉽지 않았다. 자식연합의 김남훈 프로레슬러는 "설마 카메라 앞에서 때리지 않겠지?"라고 걱정했고, 어버이연합의 할아버지는 자식연합의 젊은이를 "빨갱이!"라고 꾸짖으며 자리를 떠났다. 분장하고 말단 직원으로 위장 취업한 사장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직원들은 그 앞에서 "윗분들이 현장에 한 번도 안 온다"고 쓴소리를 했고, 사장의 얼굴은 굳어갔다. 원희룡 의원은 조국 교수에게 "재수 없다"며 웃었고, 조국 교수는 "차라리 욕을 하라"고 응대했다. 북한의 국가대표 정대세 선수는 남한의 차두리 선수에게 "'간 대머리야'라고 말하는 건 무슨 CF냐'고 물었다. 불통에서 비롯되는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은 웃음이 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