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박연준 선수, 태릉 첫 연습때는 서먹함이 느껴졌다
곽진성
연습 첫날, 빙상장에 들어서는 연준이의 표정은 몹시 긴장되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팀에서 연준이의 위치는 많이 애매했다. 빠른 97년생인(1월생) 탓에, 대표팀 중에서 나이와 학년이 같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연준이는 '나이'가 같은 막내 4인방과는 '학년'이 달랐고, '학년'이 같은 15살 동원이와는 '나이'가 달랐다. 이런 애매함은 또래 선수들끼리 친해지는 것을 어렵게 했다. 누가 위고 아래인지, 구분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준이는 그동안, 태릉 훈련에 자주 참여하지 못해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친해질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국가대표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불과 며칠 후, 연준이의 얼굴에선 자연스런 웃음이 묻어났다. 거리감이 있어 보였던 97년생 4인방과도, 국가대표 맏언니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대체, 며칠 사이 피겨 국가대표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4살 박연준 "연아. 민정 언니 고마워요!"7월 중순, 태릉에 도착한 연준이의 손에 두 개의 종이 가방이 들려 있었다.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김연아, 곽민정 선수 주위를 맴돈 연준이는 두 언니에게 무엇인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부끄러운 듯 말을 꺼내지 못했다. 결국 코치 조성만씨가 대신했다.
"연아, 민정아! 연준이가 고맙다고 선물을 가져왔어! (웃음) (조성만 코치)" 조성만 코치의 말에, 지상 훈련에 열중하고 있던 김연아 선수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러닝 중이던 곽민정 선수도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