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나타난 LG 외국인 투수 리즈, 한산하던 지하철이 갑자기 붐볐다

지하철에 나타난 LG 외국인 투수 리즈, 한산하던 지하철이 갑자기 붐볐다 ⓒ 홍여진


지난 18일, 오후 8시30분경. 2호선 지하철 열차를 타고 가던 시민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상복 차림을 한 거구의 외국인 남성이 지하철 안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모르는 이들에겐 덩치 큰 외국인의 등장에 몸을 사렸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야구에 관심 많은 팬들은 그가 누군지 대번에 알아냈다. 특히 LG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그에게 모여들었다.

"앗 리즈다… LG 투수 리즈다"

토요일 밤의 2호선을 시끌벅적하게 만든 주인공, 바로 LG의 레다메스 리즈(28, 도미니카공화국)였다. 그간 지하철을 즐겨 탄다는 목격담이 자주 전해졌던 리즈, 드디어 이날 팬들에 의해 제대로 꼬리를 밟혔다. 리즈 주위로 수많은 팬이 몰려들어 '인증샷'을 찍었기 때문이다. 야구 팬인 홍여진(27)씨는 이날 리즈를 지하철에서 만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잠실에서) 야구 경기를 보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리즈가 (외국인) 외국인 여성과 함께 지하철에 탑승했다. 한산했던 지하철이 리즈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30명 정도가 리즈에게 사인도 받고 사진도 요청했다. 귀찮을만한 상황인데 리즈 선수는 마음씨 좋게 웃으며 한 명 한 명 사인을 다 해줬다."

이날(18일), 리즈는 선발 투수가 아니었기에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편한 복장 차림에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날 소속 팀인 LG까지 SK를 맞아 8대 5로 승리. 팀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기 때문인지 얼굴에선 흐뭇한 미소도 묻어났다. 오후 8시30~40분경. 2호선 종합운동장 역에서 탑승을 한 리즈는 숙소가 있는 강남에 다다를 때까지, 몰려든 팬들에게 한 명 한 명 사인을 다해주고 지하철에서 내리는 훈훈함을 과시했다.

프로야구 시합에서는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불꽃 투수인 리즈. 그렇기에 성격도 그만큼 불꽃일 것 같지만 의외로 180도, 정반대의 성격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하는 성실함과 팬들의 사인, 사진 요청에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순둥이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야구팬인 홍여진(27)씨는 이날 리즈와의 기념 촬영에 성공했다고 한다. 천진난만하게 촬영에 응해준 리즈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리즈의 지하철 탑승은 야구팬들에게도 특별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18일, 이날 잠실에서의 야구 경기는 홈팀 LG를 응원하는 영화배우 김태희의 시구까지 있어 눈길을 끌었지만, 어떤 LG 팬들에게는 리즈의 지하철 등장이 더욱 특별했던 하루였을지 모른다. LG 트윈스 외국인 선수 레다메스 리즈(28)가 실력만큼 마음도 남다른 '지하철 2호선 친절남'인 것을 인증한 하루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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