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크고 작은 영화에서 많은 신인과 조연 배우들이 활약했다. 물론 영화계에선 그 어떤 이들보다 스타들이 가장 빛난다.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들이 영화에 출연했는지 안 했는지에 따라 관객 수가 차이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빛나고 있는 스타들도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경우는 드물다. 꾸준하게 자신의 가능성과 역량을 대중들에게 선보인 후에 진가를 인정받은 스타들 역시 많다. 그래서 내년이, 혹은 내후년이 기대되는 '신인'들을 발견하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다. 이들이 언젠가는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중추로서 분명 그 힘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인들뿐만 아니라, 영화 곳곳에서 주연들의 연기를 받쳐주며 활약하는 '조연'들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주연이 맡은 역할의 빈 공백을 메워주는 조연, 영화가 심심해질 때쯤 관객들의 이목을 끄는 조연, 주연과 비슷한 위치에서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조연까지. 영화에서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결코 쉽게 맡을 수 없는 배역이 바로 조연이다. 영화에서 주연만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에 큰 기여를 하는 이들이 바로 조연이다.

오늘은 2010년 개봉했거나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작품 중 흥행에 상관없이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신인과 조연들 중 12명의 배우들을 소개한다.

[황우슬혜] <폭풍전야>에서 빛난 그녀의 '연기'

폭풍전야 스틸컷

▲ 폭풍전야 스틸컷 ⓒ 오퍼스 픽쳐스


2009년부터 두각을 나타낸 황우슬혜의<폭풍전야>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폭풍전야>가 올해 크게 주가를 올린 김남길과 황우슬혜가 맡은 작품임을 감안하면, 흥행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하지만 영화에서 두 배우의 연기는 모두 빛났다. 특히 올해 황우슬혜의 경우, 이 작품 외에 다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가 왜 영화판에서 기대주로 각광 받고 있는지 알려준다.

사실 <폭풍전야>는 쉬운 영화가 아니다. 초반에서 결말로 가는 과정이 상당히 지루하다. 여기에 메타포(은유)도 많이 사용됐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전하는 내용에 쉽게 집중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면서 초반과 중반 그리고 결말까지 이르는 지루함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지만, 이미 그때는 관객들의 인내가 바닥 난 때인지라, 지루함을 보상해주긴 힘들다. 그럼에도 황우슬혜는 이 작품에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미아 역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풍전야>는 영화지만, 상당히 많은 연극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영화에 대판 평가는 더 혹독했을 것이다. 하지만 황우슬혜는 이 작품에서 미아란 캐릭터의 감정 선을 확실하게 구축했다. 내면의 아픔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표현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연기 재능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만으로도 2011년 그녀의 모습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든다.

[백성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비밀병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백성현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백성현 ⓒ (주)영화사 아침/(주)타이거픽쳐스


처음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배우 백성현에 대한 기대치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감독 이준익과 배우 황정민, 차승원, 한지혜 등에게 더 눈길이 갔다. 엄밀히 평가하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황정민 원톱 영화나 다름없었다. 그를 제외하면 다른 주연들은 너무나 평면적이었다. 특히 한지혜의 경우, 캐릭터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엔 눈에 띄는 인물이 황정민 외에 한명 더 생긴다. 바로 견자 역을 맡은 백성현이다. 그는 서자로 태어나 세상에 대한 원망과 아픔을 가진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만약 그의 연기가 없었다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평면적인 영화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준익 감독이 그를 '비밀병기'라고 불렀던 것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백성현은 견자란 캐릭터를 통해 보여줬다.

그는 황정민과 함께 집안의 원수인 차승원을 쫓아가는 인물인 동시에 서자란 당시 신분적 제도에 얽매여 있는 캐릭터다. 다중적인 심리상태를 지니고 있는 인물인 만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는 견자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것만으로도 그에겐 연기에 대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5살이었던 1994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으로 데뷔한 아역 배우 백성현이 2011년엔 얼마나 더 큰 존재감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된다.

[지성원] 해원이 없었다면, 김복남은 빛날 수 없었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지성원

▲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지성원 ⓒ ㈜필마픽쳐스/㈜토리픽쳐스


올해 가장 빛났던 영화 중 한편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장철수 감독과 주연 서영희에게 큰 영광을 안겼다. 이 영화로 두 사람은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 외에 눈여겨볼 인물이 또 한 명 있다. 바로 해원 역의 지성원이다. 그녀는 2000년 SBS 톱 탤런트 선발대회 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신의 존재를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 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그녀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통해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매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서영희란 배우가 확실하게 자신의 캐릭터인 김복남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해원이란 인물을 자신만의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가 만들어낸 해원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거나 귀찮을 것 같은 일에 신경 쓰지 않는 냉소적인 인물.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스러운 연기. 해원이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무관심과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잘 표현했다. 10년 넘게 여러 작품에서 활동하면서 배우로서 쌓아온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그녀는 <김복남 살인사거의 전말>의 해원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줬. 2011년, 그녀가 TV와 영화에서 맹활약하기를 기대해본다.

[송새벽] 출연 분량 관계 없이 '미친존재감' 과시한 그

해결사 송새벽

▲ 해결사 송새벽 ⓒ (주)외유내강


올 한해 가장 주목 받은 신인배우는 단연 송새벽이다. 그는 <방자전>과 <부당거래>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통해, 배우로서의 '미친 존재감'을 확실하게 심었다. 특히 가장 주목할 것은 그가 출연 분량에 관계없이 자신의 연기력만으로 캐릭터를 구축해 관객들의 뇌리에 남는다는 점이다. 조연이 됐든 단역이 됐든, 그가 나왔던 장면은 보고 나면 쉽게 잊혀 지지 않을 정도다.

올해 그가 출연했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방자전>의 변학도를 이야기할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달수와 함께 완벽한 콤비를 보여준 <해결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방자전>에서 보여줬던 눈에 띄는 연기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해결사> 오종규 역을 통해 확실히 알려줬다. 이후 그는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던 <부당거래>와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도 송새벽이란 배우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줬다.

특히 <해결사>에서 보여준 콤비 연기는 연기력과 상당한 순발력을 갖추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오달수가 그동안 영화에서 보여준 존재감을 생각하면, 신인이나 다름없는 송새벽이 그와 함께 능청스러운 콤비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준비된 배우인지 알 수 있다. 2011년은 그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해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민정]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도 통한 여신 포스

시라노; 연애조작단 이민정

▲ 시라노; 연애조작단 이민정 ⓒ 명필름


이민정이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로 '2010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했을 때만 해도, 흥행 폭발력이 있는 배우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아직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에 조금 이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통해 확실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시상식에서도 신인상을 거의 독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물론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엄태웅과 박신혜, 최다니엘, 박철민 등 좋은 배우들이 그녀를 받쳐주었기에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이란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TV에서 큰 인기를 끈 배우라도, 영화로 넘어와서 흥행에 성공을 거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지난 몇 년 동안 TV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로 넘어온 배우들 중 관객들에게 연기를 인정받고 흥행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거의 없었음을 감안하면, 그녀의 상품성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2010년 영화계에서도 TV에서 보여준 그녀의 여신 포스가 통했다. 2011년에도 그녀가 연기력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그녀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공언해도 될 것이다.

[박신혜] '스무살', 나이를 잊게 만드는 안정적인 연기력

시라노; 연애조작단 박신혜

▲ 시라노; 연애조작단 박신혜 ⓒ 명필름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주목할 또 한 명의 젊은 배우는 바로 박신혜다. 그녀는 2003년 <천국의 계단>을 통해 데뷔한 후 매년 꾸준히 TV와 영화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제 연기 7년차인 만큼, 서서히 그녀의 가능성이 작품에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이민정이 받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안정적인 연기와 매력은 뛰어났다.

특히 그녀가 우리나라 나이로 이제 만 20살(1990년생)임을 감안하면, 그녀의 연기력은 더 높게 평가 받을 가치가 있다. 그동안 도저히 20살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워를 보여준 연기 역시 많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안정적인 연기를 바탕으로 해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든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한 것 뽐내고 있는 중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도 여러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배우로서의 잠재적 능력은 충분히 짐작된다.

2011년 한국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에서 목소리 연기에도 도전하는 그녀. 내년에 스물 한 살이 되는 그녀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

[박현진] '노출'보다 그녀의 '연기'가 빛났던 <나탈리>

나탈리 박현진

▲ 나탈리 박현진 ⓒ ㈜상상 엔터테인먼트


'한국 최초 3D영화'란 말이 무색할 정도의 작품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나탈리>. 이 작품은 개봉 전 파격적인 노출신 때문에 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에는 여배우 박현진이 있었다.

그녀는 2002년 미스유니버시티 선발대회에 입상하면서 연예계로 진출했다. 그녀가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 중 하나인 신체적인 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여배우들은 과도한 노출이 있는 영화 출연을 꺼린다.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한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하지만 박현진은 좀 달랐다. <나탈리>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그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매력있었다. 특히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에 대한 그녀의 욕심은, 어느 유명한 배우들에 뒤처지지 않았다. 2011년, 그녀가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연기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다려보자.

[유다인] 서울독립영화제서 발굴한 기대 이상의 '수확'

혜화, 동 유다인(영화 스틸컷)

▲ 혜화, 동 유다인(영화 스틸컷) ⓒ 비밀의 화원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를 취재하면서 발굴한 최고의 수확은 유다인이다. 그녀는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혜화, 동>에서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거의 영화 8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원톱이었단 점에서, 그녀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더 큰 가중치를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혜화, 동>은 영화 초반과 중반까지 감정을 쌓았다가 후반부에 폭발시키는 영화구조 때문에 원톱 배우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 그런데 그녀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로 이 모든 것을 이뤄냈다. 2010 서울독립영화제가 그녀에게 독립스타상을 준 이유가 있었다.

유다인은 2005년 SBS 드라마 <건빵 선생과 별사탕>을 통해 데뷔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맨데이트: 신이 주신 임무>(2008년)는 영화 완성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연기가 눈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이후 2009년 TV드라마 <청춘예찬>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안방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지만 영화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혜화, 동>에서 연기력을 폭발시키면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2011년 2월 개봉예정인 <혜화, 동>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가 다른 영화와 작품을 통해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박현영] <레인보우>에서 발견한 '보석'

레인보우 박현영(왼쪽)

▲ 레인보우 박현영(왼쪽) ⓒ 준필름


박현영은 일반 관객들에게 상당히 생소한 배우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레인보우>란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그녀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 뻔했다. <레인보우>는 2010년 가장 빛난 독립영화 중 한 편.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에서 박현영은 지완 역을 맡아서 열연했다. 특히 그녀는 자신의 꿈인 영화감독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레인보우>에서 그녀의 존재를 확인 한 후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데뷔해 오랫동안 단역으로 연기활동을 이어온 '중견배우'였다. 배우로서 결코 예쁜 얼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레인보우>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그녀가 연기를 갈망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오랜 시간 무명으로 지내다 처음으로 맡은 주연인지라, 정말 혼신의 힘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그녀는 묘한 매력을 주는 얼굴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배역에서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분명 쉽지 않은 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녀가 앞으로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배역을 만나서 많은 영화 팬들이 그녀를 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심이영] <두여자>에서 과감한 연기로 눈도장 받다

두여자 심이영

▲ 두여자 심이영 ⓒ 케이앤 엔터테인먼트


<두 여자>의 심이영 역시 2000년 <실제 상황>으로 데뷔한 지 10년째 되는 배우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배우로서 새롭게 보게 된 작품은 2009년 <파주>였다. <파주>에서 시작된 그녀의 가능성을 2010년 <두 여자>에서 다시 확인했다는 게 이 영화를 본 뒤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녀는 상당히 과감한 노출을 보여준 이 작품에서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재능을 한 것 뽐냈다.

특히 상대역이 이미 톱스타 자리에 올랐던 연기파 배우 신은경임을 감안하면, 그녀의 연기는 더 높게 인정받을 만하다. 상대적으로 신은경의 연기에 밀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녀는 10여 년 동안 거의 무명에 가깝게 묻혀 있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빛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 자체가 약점이 많아서 그녀의 연기가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다. 만약 <두 여자>를 본 관객들이라면 심이영이란 배우에 대해 분명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이란 드라마에서 방실장 역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앞으로 2011년 그녀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류현경] 그 어떤 배역도 착착 소화하는 그녀

방자전 류현경(방자전 스틸컷)

▲ 방자전 류현경(방자전 스틸컷) ⓒ 바른손㈜영화사업본부/시오필름(주)


류현경은 1996년 <곰탕>이란 드라마로 데뷔한 뒤 거의 쉬지 않고 14년 동안 연기를 이어왔다.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무려 29편에 달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포진해 있다는 것은, 그녀가 얼마나 연기에 욕심이 많은 배우인지 알려준다. 올해 300만을 넘긴 6편의 한국영화 중 한 편인 <방자전>에서 그녀는 송새벽과 함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그녀는 <방자전>뿐만 아니라 <쩨쩨한 로맨스>와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배우 중 올 한 해 가장 빛나는 활동을 한 조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가 연기자로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이다. 나오는 작품마다 성격이 다른 캐릭터들을 영화에 완벽히 녹아들도록 표현해낸다.

특히 영화의 조연으로 주연을 빛나게 만드는 연기를 함으로써, 작품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크게 일조했다. 앞으로 영화에서 그녀의 왕성한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과 같은 포지션을 계속 유지한다면 당분간 여자 조연에서 류현경을 능가하는 배우를 찾기 힘들 것이다.

그녀는 연기뿐만 아니라 단편영화 <광태의 기초>(2009년)와 <날강도>(2010년)를 통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 감독으로 초정 받기도 했다. 연기자로서의 그녀는 물론 감독으로서의 그녀의 모습이 기대된다.

[조성하] <황해>에서 그의 존재감은 무섭다

황해 조성하

▲ 황해 조성하 ⓒ ㈜팝콘필름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황해>에서 가장 빛난 배우를 뽑으라면, 개인적으로 태원 역의 조성하를 택하겠다. 그는 이 작품에서 확실한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미 TV드라마와 다수의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지만, 기억에 남는 배역이 많지 않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황해>가 그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터가 될 만한 캐릭터와 출연작이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조성하는 <황해>에서 복수심과 욕망에 불타는 인물을 선해 보이는 얼굴로 표현해내면서, 그가 얼마나 출중한 연기력을 가졌는지 확인 시켜줬다. 특히 선한 외모에서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믿는 그의 모습이 뿜어져 나오면서, 태원과 면가(김윤석)의 마지막 혈투 장면이 더욱 더 강렬하게 남는다. 그가 만약 태원 역을 맡지 않았다면 과연 누가 저런 선한 얼굴로 악독한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연극무대에서 오랫동안 관록을 쌓아온 이답게 확실한 기본기 위에 자신의 연기를 꽃피우고 있는 배우다. 2011년 어떤 영화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아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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