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7급 공무원>에서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로 흥행을 견인한 배우 류승룡.
최근 개봉한 영화 <7급 공무원>에서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로 흥행을 견인한 배우 류승룡.남소연

<7급 공무원>의 원석은 전형적이지 않은 국정원 요원이다. 후줄근한 인상의 그는 주인공인 새내기 재준(강지환)과 비교해 진한 인간미를 뿜는다. 더욱이 그가 내뱉는 대사마다 관객들이 자지러진다. 작은 역할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내뿜는 그는 배우 류승룡(39)이다.

류승룡을 처음 봤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거룩한 계보> 촬영 현장에서 장진 감독이 "앞으로 대성할 배우"라며 소개했던 류승룡은 한눈에 '진짜 배우'란 인상을 주는 진중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 후 연이어 장진 감독의 영화에서 감초로 활약하던 류승룡은 어느새 충무로의 주축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낙하산 배우가 아니다. 일찌감치 서울예전에서 정재영 등 동기들과 연극으로 연기의 기초를 다졌고, 특히나 '난타'를 통해 세계를 누비며 무대의 맛을 누구보다 진하게 봤다. 영화에 뛰어든 2004년부터 그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장진 감독의 영화에서 활약하던 그는 임권택 감독의 간택을 받아 <천년학>에 출연했고, <황진이>에서는 유지태, 송혜교를 압도하는 희열 역할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7급 공무원>의 흥행이 절정에 오른 최근, 류승룡을 만났다. 류승룡은 범상치 않은 필모그래피만큼이나 연기의 기본을 강조했다. "영화를 찍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던 그는 연기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빛을 알아 줄 때 더없이 고맙다"며 시종일관 진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눈빛으로 연기하는 배우 류승룡

- 처음 얼굴 봤던 걸 기억하는데, <거룩한 계보> 익산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저분은 누구지'하며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가 제일 처음 나왔을 때죠. 제 자료가 하나도 없었지요.(웃음)"

- 최근작이 <바람의 화원>이었고, 지상파였어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는 편인가요?
"전 그런 게 없어요.(웃음) 아무리 돌아다녀도 몰라봐요. 하하. 근데 거의 현장 아니면 교회 아니면 집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나는 거 같아요."

- 예전 인터뷰를 보니,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웃음이 빵빵 터졌으니 기분 좋았겠어요.
"멜로도 할 수 있고 다 할 수 있어요.(웃음) 그런데 자꾸들 강한 이미지만 기억하는데, 연극에서는 주로 코미디를 했으니까. 매체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이야기였겠죠. 막 망가지는 코미디가 아니라 상황이 도와주는 상황코미디요."

- <7급 공무원>도 원석이 등장하면 그런 느낌을 주는데요.
"배우가 그렇게 하려고 해서 웃기면 단순한 슬랩스틱 코미디에 머무는 거고요. 제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코미디는 진지하면서도 웃기는 영화예요. 그러면서 휴머니티가 있고 감동이 있으면 금상첨화죠. 이번엔 '워밍업'이죠. 빙산의 일각이고(웃음)."

- 원석이나 홍팀장(장영남 역)이 나오는 상황들은 대사 코미디에 빵빵 터졌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지점들은 예전 충무로 코미디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좀 더 다른 코미디를 해보려고요. 어제 <김씨 표류기>를 보고 너무 좋아서 잠을 못 잤어요. 미치겠는 거예요. 또 제가 재영이랑 동기잖아요. 아무튼 한국영화도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와서 그런 작품 안에서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대중적이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도 분명히 필요하죠. 하지만 앞으론 휴먼이 담긴, 여러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영화제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지난해 방송됐던 SBS <바람의 화원>에서 김조년 역을 맡았던 류승룡씨.
지난해 방송됐던 SBS <바람의 화원>에서 김조년 역을 맡았던 류승룡씨. SBS
- 캐스팅은 신태라 감독님에게 프러포즈 받은 건가요?
"그쪽 분들이 다 제 연극을 봤고, 절 1순위로 생각했나 봐요. 스케줄이 있었는데 기다려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분량은 <바람의 화원> 끝나고 찍은 거예요. 그런 배려 때문에 <7급 공무원>을 할 수 있었죠."

- 원석은 대부분 강지환씨가 연기한 재준과 붙는 장면이잖아요. 애드리브는 많았나요?
"'눈 나빠져 새끼야' 그런 거 다 애드리브죠.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지켜야 할 것만 했어요. 배우라면 다 마찬가지죠."

- 실내 신이 대부분이었어요.
"전 6회 차에 다 몰아 찍었어요. 수원성, 포장마차, 옥상 역 빼고는 재준과 붙은 실내 장면이 전부였고요."

- <7급 공무원> 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요.
"어쨌든 제가 선택한 작품이니까요. 시나리오가 좋았고, 감독이 좋았으니까 가능한 영화였던 것 같아요. 또 여러 스태프들이나 모든 배우들이 노력했고요. 배우는 재영이 같은 친구가 진짜 배우인 것 같아요.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사람냄새도 나고."

- 그렇게 해보고 싶던 코미디를 끝마친 느낌은 어떤가요? 우리 영화상도 골든글러브처럼 코미디 부문 연기상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저는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있다는 느낌이거든요. 만주부터 소백산 어디까지 계속 가고 있는 거죠. 종주를 하게 되면 정상에 갔다가 내려오고, 또 계속 산을 볼 수 있잖아요. 영화제에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사람들은 어떤 자리나 산에 대한 그게 너무 큰 거 같아요. 상 받은 배우들은 인증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 <거룩한 계보> 이후 활약이 꾸준한 거 같아요. 마치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작년 1년 동안 영화를 한 편도 안 했는데요? 영화는 2004년도부터 <고마운 사람>, <박수칠 때 떠나라>, <아는 여자> 이런 정도로 시작했는데, 다들 시작했다고 하면 깜짝 놀라요. 십 몇 년 한 걸로 생각하고. 다행이죠."

"내가 더 잘됐다면 <김씨 표류기>도 들어왔겠죠"

- <열혈남아>에서 설경구씨랑 붙는 장면처럼, 어떤 경력의 배우와도 함께 해도 연기가 전혀 밀리지 않아요.
" (웃음) 그냥 배역으로만 보면 되는 거 같아요. 그 사람의 외적인 사이즈나 그런 걸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고요. 여배우도 마찬가지예요. 그간 쟁쟁한 배우 많이 만났죠. 김혜수, 송혜교, 연극에서 한채영. <바람의 화원> 근영이나 이번 <비명>의 남상미도 그렇고. 전 철저하게 배역만 생각해요."

- 그래도 신경을 쓰게 되지 않나요?
"현장에서는 절대로 신경 안 쓰죠. 물론 배려는 다 하죠. 그래도 철저하게 작품 안의 분위기로만 만나는 게 편해요. 지금 찍고 있는 상미도 참 편하고요. 그래서 거들먹거리는 일부 배우들 보면 '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하균이나 재영이, 희순 선배도 그렇고 절대 안 변하고 똑같아요. 변할 게 뭐가 있어요? 어떤 변화는 있겠죠. 그건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긴다는 거? 제가 더 잘됐다면 <김씨 표류기>도 들어왔을 테니까요.(웃음)"

- 그런 탐나는 배역이 또 있었나요?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씨 같은 역할, 딱이거든요. 머리 기르고, 수염 기르고. 제가 예전에 탈춤반이었거든요. 사물놀이도 하고."

- <김씨 표류기>는 정말 좋게 봤나 봐요. 아까 얘기한 좋은 코미디에 근접한 영화?
"<김씨 표류기>에는 희망이란 메시지가 있잖아요. 그게 어마어마한 차이죠. 이게 억지가 아니잖아요. 희망이란 메시지 때문에 그 상황을 만든 거고. 웰메이드 상업 코미디인 거고, 또 휴먼도 있고 감동이 있고. 물론 <캐스트 어웨이>와 몇몇은 비슷하긴 하지만, 일본이나 외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작품인 거 같아요."

"총각 때 별명이 사이코였어요"

인터뷰 초반, 어이없는 질문을 던졌다. 지금도 술을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10년 전에 끊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독실한 크리스천 신자이자 가정에 충실한 그에게 실례일 수 있는 질문이었다.

선입견이란 이렇게 무서운 법이다. 대학로에서 오래 활동한 배우인 만큼 사람들과 술자리를 여전히 즐길 것이란 선입견을, 류승룡은 보기 좋게 깨주었다. 가족에 충실하면서 더불어 일로서 연기를 사랑하는 이 남자. 구수한 입담만큼이나 매력적이다.

- 앞으로 그런 작품은 꼭 할 것 같네요.(웃음) 아기는 몇 살이에요? 한참 예쁠 땐가요?
"다섯 살, 두 살. 너무 예뻐요. 하나는 강, 하나는 건. 성경 고린도 전서에 나오는 '믿음에 굳게 서서 남자답게 강건해라'죠. 거꾸로 불러도 '건 강'이에요."

- 평소 가정적이란 얘기를 많이 듣죠? 가족에게서 힘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좋죠, 든든하고. 아이들 눈빛을 보면 힘이 생기고 정신을 바싹 차리게 되죠. 일하고 와서 아이들 자고 있는 거 보면 안식을 얻고요.(웃음) 근데 또 그렇지도 않아요. 가정에서는 불만이 있나 봐요(웃음)."

- 하도 가정적이란 얘기가 들려와서 일종의 마케팅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어요.
"저 총각 때는 별명이 사이코였어요. 10년 전 입고 다녔던 옷을 보면 지금 기인들은 별것도 아니에요. 치마랑 비슷한 바지 입고, 머리랑 수염도 길게 기르고.(웃음) 그런데 배우는 철저하게 직업이니까요.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내 가정을 꾸리고. 아름다운 일이죠. 남들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고. 또 그만큼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열병을 앓기도 하고요."

- 어떤 장면들이 그렇게 열병을 앓게 하던가요?
"<비명>에도 한 장면 있어요. 부성애를 보여주는 신인데 아직 촬영이 들어가기 전이라 신경이 많이 쓰여요. 또 그동안 해왔던 게 의미 있는 악역이었다면 <세이빙 마이 와이프>(가제)에 나오는 건 절대 악역이에요. 거기서 악역은 딱지를 떼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 사극은 어때요? 의외로 연기하기 편한가요?
"원래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내 몸에 맞는 옷 같았고요. <황진이> 때도 그랬어요. 대본을 읽으면서 대사가 입에 쫙쫙 붙었죠. 사극 어렵다는 배우들보면 진짜로 이해가 안 돼요."

연기자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시간 엄수

 최근 개봉한 영화 <7급 공무원>에서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로 흥행을 견인한 배우 류승룡.
최근 개봉한 영화 <7급 공무원>에서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로 흥행을 견인한 배우 류승룡.남소연
- 연기의 디테일이라고 할까요? 원석도 생활이 묻어나는 연기를 보여줘 좋았어요.
"물론 대사 분석이나 인물 분석을 다하잖아요. 연극하는 사람들은. 혈액형이 무엇이고, 부인이나 아이들은 어떨 것이다, 란 소설을 다 써요. 나름대로 인물의 이야기가 다 있을 거니까요. 또 외피적으로 분장이나 의상의 도움을 받고요. 그건 기본이죠."

- 그런 기본도 안 되는 배우도 분명 있잖아요.
"모 배우처럼 배우들이 노력하는 과정이 너무 디테일하게 포장되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철저하게 배우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상영 전에 인터뷰하는 걸 너무너무 싫어하고요. 물론 인터뷰는 최소한의 예의죠. 궁금해 하는 관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거고요. 저를 홍보하고 그런 걸 떠나서요. 옛날 어른들이 배우이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했던 게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연기자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시간 엄수라고 했어요.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얘기예요. 영화나, 연극 현장 모두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간이 지나보니까 알겠더라고요."

- 필모그래피를 보니 데뷔작 <고마운 사람>의 장진 감독은 정말 고마운 사람일 것 같아요.
"네. 고마운 사람이죠. 친구죠. 서로 이용한 게 아니라 서로 도움을 준 거죠. 때가 잘 맞았던 것도 같고요. 저는 그 작업이 필요했던 거고, 장진 감독도 재영이나 하균이를 그 가격에 쓸 수 없었으니까.(웃음) 영화라는 매체에서는 원초적으로 고마운 사람이죠. 근데 의외로 장진 감독님하고 영화를 많이 안 했어요."

- '감독 복이 많다'는 이야기도 한 걸로 알고 있어요. 
"프로필 사진을 돌린 적도 없고, 감독님과 로비 술자리를 해 본적도 없는데 이렇게 작품이 끊이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영화 찍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고요. 근데 저는 올해만 네 작품을 했으니 행복하죠."

연기는 눈빛이고 진심... 그게 정말 중요

- '류승룡'하면 진중함이란 수사가 떠오르거든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맡았던 배역이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만약 젊고 한 10년 전에 재준 역할을 했다면 굉장히 경쾌했겠죠. 지금껏 진중한 배역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요. 사실 전 거기까지밖에 보여줄 수 없었던 거죠. 어깨 힘을 뺀 경쾌한 역할은 많이 없었고요."

- 그럼 단어를 신뢰감으로 바꿔 볼게요.
"그렇다면 너무 감사하고요. 그걸 알아줄 때가 가장 고맙죠. 눈으로 연기하고, 가슴으로 한 연기를 알아줄 때. 정말 눈으로 연기할 때는 거짓말을 못해요. 똑같은 사극이라도 <바람의 화원>에서 '그렇지 않느냐?'란 대사를 했을 때와 <별순검>에서 같은 대사를 했을 때를 다르게 보거든요. <바람의 화원>은 악역으로, <별순검>은 선인으로. 그게 눈빛이고 진심이거든요. 그게 정말 중요해요."

- 이제는 매체는 가리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연극 편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작품을 보고 하는 거죠. 연극은 아무래도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동료들보다 제가 작품 편수가 적으니까 지금은 이쪽에 주력해야죠. 연극은 평생 할 장르고요."

- 서울 예전 동기 얘기하면서 '따라잡는다'는 표현도 썼던데요.
"어떻게 그렇게 됐는데 그 친구들은 그런 인터뷰 안 하던데.(웃음) 정말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어요. 걔네가 먼저 시작했고 저는 그들이 밟은 길을 가고 있고요. 일단 제가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넓어진 걸 피부로 느끼나요?
"그럼요. 느끼고, 점점 저를 염두에 둔 역할이나 시나리오 제안도 늘고 있고요. 일단 시나리오를 봐야죠. <7급 공무원>도 제가 안 해봤던 분야고, 사이즈도 딱 맞았고요. 그래서 이번엔 '짧게 치고 빠질까'하는 생각도 했죠.(웃음)"

- 인지도는 어떤가요? 욕심이 날 때인데.
"다른 거 없어요. 포털 검색 순위가, 사람들이 알아보고 안 알아보고, VIP 시사에 카메라가 오고 안 오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정말 검증된 작품이 들어오고, 좋은 배역을 선택할 수 있는 지점인 거 같아요."

"조형기 선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다시 보고 싶어요"

- 영화 선택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일단 시나리오죠. 모르겠어요. 장르는 어떤 것도 상관없고, 굳이 따질 필요도 없고요. 읽었을 때 첫 느낌도 중요하고요. 대신 농도가 과도하게 짙은 애정신이 있으면 아예 시나리오도 안 보고. 어떤 거장이 한다고 해도 그럴 것 같아요. 표현을 달리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 명확해요."

- 예전에 송강호씨를 좋은 선배라고 이야기한 걸 봤어요.
"지금은 손현주씨가 좋아요. 꼭 써주세요. 그리고 조형기 선배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어요. <완장>이었나 그런 작품에서처럼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 연기에 대한 고집이랄까? 그런 면도 느껴져요.
"그래도 많이 열어 놓는 편이에요. 환경에도 빨리 적응하고, 감독의 취향에 따라 상대 배우에 따라 열려 있는 편이에요. 연기는 모순덩어리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내 것을 많이 비워야 되잖아요. 그래야 또 채워지니. 비워내는 동시에 채워야 하는 작업이고요. 또 채워야 할 건 또 무진장 많잖아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면도 있지만, 그 인물에 대해 습득할 것도 있고. 그러면서 그 인물과 공존해야 하고. 그게 힘들면서도 꼭 필요한 모순인 것 같아요."

- 지금 행복한가요? 후속작이 벌써 대기중이라고 들었어요. 
"너무 행복하죠. 너무너무. <비명>으로 곧 찾아 뵐 것 같아요. 대여섯 명의 배우들이 같이 만든 호러물이에요. 시나리오, 감독, 스태프들 모두 현장을 보곤 웰메이드 호러가 나올 것 같다고 해요. 감독님도 호러 장르의 한 획을 긋는 영화가 될 것을 자신하고. 빠르면 늦여름에 찾아 뵐 수 있겠네요."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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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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