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차경복(67) 감독이 지난 1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알 이티하드와의 경기에서 0:5로 패배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성남 공식 홈페이지(http://www.songnamilhwafc.co.kr) 공지사항에 의하면, 차 감독은 6일 구단을 방문해 사직서를 제출했고, 7일 구단이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성남은 차 감독 후임으로, 김학범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해 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성남에서 사퇴한 차 감독
ⓒ 성남일화 천마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0:5 패배는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성남은 알 이티하드의 홈인 제다에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후 이어 홈에서 열리는 2차전 승리를 예상했다. 성남이 우승하면 K리그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너무 공격 성향이 짙은 미드필드진의 경기 운영과 불안한 수비력 등이 화근이 되어 결국 0:5로 대패했다.

명장급에 속하는 감독이 팀을 떠난 것은 아쉬운 일임엔 틀림없다. 비록 AFC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0:5로 졌지만, 차 감독은 1998년 9월 천안 일화(현 성남일화) 사령탑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6년 3개월 동안 성남의 2번째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이다.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이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도약하는데 차 감독의 영향이 컸다.

차 감독은 1993~1995년 K리그 최초로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시킨 박종환 당시 일화 감독(현 대구FC 감독)에 이어, 2001~2003년에 성남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명장이다. 2002년에는 아디다스컵과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으며, 올해는 A3대회와 컵대회에서 성남을 정상으로 도약시켰다.

차 감독의 지휘력이 빛난 것은 2003년 초. 당시 다른 팀에서 맹활약한 김도훈, 윤정환, 이기형, 싸빅, 데니스(지금의 이성남)가 성남으로 이적했다. 모두 주전으로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조직력의 약화로 성남의 시즌 초반 부진을 예상하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과 하나된 조직력이 융화되어 연승 행진을 거듭했고, 결국 2003년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인화력이 능한 차 감독은 선수들을 잘 다스린 것은 물론, 전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통솔력이 탁월했다. 팀의 조직력이 강화된 요인은 차 감독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팀의 전술적인 부분은 김학범 수석코치가 도맡아, 차 감독과 역할을 분담했다.

차 감독은 2003년에 성남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영향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K리그에서는 3년 연속(2001~2003년) 지도상을 수상했다.

차 감독을 떠나보낸 K리그의 명문 성남. 12월 14일에 치르게 될 FA컵 32강 전부터 김학범 수석코치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과연 차 감독 없이, 이전처럼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2004-12-07 14:1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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