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게임을 연습하는 학생들
ⓒ <어떤나라>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양한 영화들을 접했지만 <어떤 나라> 같이 희귀한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여러분 중에는 1966년 올림픽 4강의 파란을 일으켰던 북한 선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도 있을 겁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다니엘 고든 감독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서 북한 매스게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었습니다.

감독은 전에 찍은 북한축구 선수들에 대한 영화가 북한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떠한 검열이나 간섭 없이 찍었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 정부에게 매스게임을 가장 잘하는 두 소녀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그 두 소녀가 매스게임을 준비하는 이야기와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가정 생활까지 밀착 취재했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그동안 한국 기자나 북한을 취재했던 어떤 영화보다도 더 북한 주민에게 밀착해서 찍었습니다. 두 소녀가 매스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서 어떤 연습을 하는지도 자세히 찍었지만 북한학교 내 영어 교육, 정치 교육까지 나오고 가족들 이야기에 세세한 가족사와 생활까지도 나오니까요. 그 가정은 평양 시내에서 사는 중상위 계층이었습니다.

▲ 환호하는 북한 주민들
ⓒ <어떤나라>
이 영화를 보고 저는 상당히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북한의 독특한 주체사상과 김일성, 김정일을 향한 북한 주민의 강한 충성심은 북한 주민의 뼈속까지 깊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북한을 고립시켜도 북한 정부를 원망하기보다는 미국과 외부 세계를 원망하더군요.

이 영화는 북한평양영화제에도 출품해서 TV를 접하는 모든 평양 주민들도 일체의 편집없이 다 봤다고 합니다. 더 답답한 것은 그 다큐멘터리를 본 북한 사람들은 그 내용에 대해 아주 좋아했다고 하더군요.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6·25 이후 남한에서 북한으로 탈출했던 미군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겠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이 "어떤 나라(A State of Mind)"라는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2004-10-12 09:2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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