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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라이프' PC방 유료화 6월 1일 시행

전국 PC방 사업자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기영, 이하 IPCA)는 지난 31일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3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개발사인 미국 밸브사와 배급사인 비벤디유니버셜즈에 대해 '무책임하고 부도덕적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판매 정책'에 대해 항의 성명을 내고 양사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IPCA소속 PC방은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비롯한 밸브사의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포함한 모든 게임 제품에 대하여 불매 운동에 들어갔다.

▲ 5월 31일 카운터 스트라이크 불매 운동 기자회견 현장
ⓒ 인문협
밸브사의 하프라이프 시리즈 중 하나인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장이 팔려나간 1인칭 액션 슈팅 게임. 유저가 경찰과 테러리스트 두 편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4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 수년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인기를 모은 밸브사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그 인기 덕분에 다국적 대기업인 비벤디사가 한빛소프트, 시디빌, 써니YNK, 메가엔터프라이즈, 손오공, 웨이코스 등 국내 굴지의 게임 유통업체를 통해 경쟁적으로 국내에 판매하면서 유통 질서를 흐리게 하는 등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3월 15일 밸브사의 PC방 서비스 대행사인 스타일네트워크사가 "각 유통업체가 국내 PC방에 판매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비롯한 하프라이프 시리즈는 모두 불법이며 이후 PC방에서는 스타일네트워크사의 제품만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발표를 한 것에서 시작됐다.

밸브사의 스팀(PC방 대상 IP과금 서비스) 서비스 총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일네트워크사는 기존의 정품을 구입했다손 치더라도 그와는 별도로 PC방 과금을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PC방 업주들은 "정품 게임을 구입해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제공해 왔는데 또 PC방 과금을 내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 왔다.

스타일네트워크사의 발표대로라면 국내 PC방에 공급된 약 40만 장의 하프라이프 시리즈는 모두 불법으로, PC방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사용할 경우 월 PC 한대에 1만5천원의 요금(한달 기준 PC 10대 이상만 가능)을 지불하여야 한다.

IPCA 김기영 회장은 "이미 판매한 제품에 또다시 과금을 매기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3백여 임직원 및 2만2천 PC방이 일심단결하여 밸브사의 모든 제품에 대해 거국적이고 조직적인 불매 운동을 벌일 것이며, 이번 사태와 관련된 모든 업체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이어 "스타일네트워크사 측은 밸브사의 주장만을 믿고 이미 자사 제품의 판매에 돌입하여 막대한 외화를 해외로 유출시키려 한다. 밸브사는 이미 비벤디사에 제소되어 있는 상태로 밸브사가 패소할 가능성이 높고, 설사 승소하더라도 국내에서 밸브사와 스타일네트워크사가 발붙일 방법은 전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배급사였던 비벤디유니버셜즈의 관계자는 "현재 밸브와 스타일네트워크사의 비양심적인 비즈니스로 국내 많은 유통사가 곤란에 빠져 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밸브는 비벤디사에 PC방에 대한 유통 권한도 분명히 부여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해부터 미국에서 스팀 서비스에 대한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 이 재판에서 우리가 승소할 경우 밸브의 스팀 서비스 자체가 모두 비벤디의 소유로 넘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밸브사와 비벤디유니버셜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PC방 관련 사업을 둘러 싸고 분쟁중이다. 밸브는 비벤디에 "PC방을 상대로 한 판매 권리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벤디사는 "PC방 판매에 별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에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판매된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40만개가 넘어 재판 결과에 따른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유통업체 손오공도 31일 밸브사가 개발한 하프라이프의 주얼 제품인 하프-라이프 주얼에 대한 자사의 공식적인 입장 및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손오공은 "하프라이프 주얼 제품은 비벤디와 유통 계약을 체결한 정식 제품이며,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하는 제품인 만큼, 이로 인한 영업적인 피해를 받는 PC방이 있다면 보상을 해 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차후 손오공의 하프라이프 주얼 제품을 구입한 PC방 업주들에게 분명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소비자의 권익 보호 및 유통사의 도덕적 의무 사항을 반드시 이행해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04-06-01 17:31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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