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리즈, < X파일>의 인기를 토대로 한때 유행하였던 음모이론 중에 너무나 황당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서울 시내 도처의 유원지나 한강 변의 고수부지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비둘기가 사실은 국가 비상 사태 시 군용 비상 식량으로 이용되기 위해서 국방부에서 몰래 키우는, 게다가 비전시에 일반 시민에게 테러(?)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가 전략상 평화의 이미지가 부여되었다는 음모설.

▲ 영화 푸시캣 클럽
영화 <푸시캣 클럽>(원제 : Josie and the pussycats)을 보면 또 다른 음모이론이 공개된다. 바로 잠재의식 효과(Subliminal effect : 식역화 효과라고도 부른다). 이는 인간이 의식할 수 있는 수준 이하의 자극들이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변두리 동네의 볼링장 한 켠에서 연주하던 삼류밴드 푸시캣이 어느날 메이저 연예기획사의 매니저 와이엇에게 발탁되어 스타가 되는데, 알고 보니 그들의 음악이 대단해서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메가 레코드 사장 피오나와 매니저 와이엇이 그들의 음반에 대중들을 세뇌시키는 메시지를 은밀하게 심어 놓았기 때문이였다.

그들의 노래 뿐만이 아니라 푸시캣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코카콜라, 리바이스, 나이키, 레블론 등의 여타 상품들을 열광적으로 구매한다.

영화는 요즘의 고도로 상업적이고도 물신화된 연예스타시스템을 마구 비틀고 조롱한다. 그 비틀림을 당하는 스타들은 뮤지션으서의 진정성이 결여된, 제작자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며, 단물 다 빠지고 나면 가차없이 폐기처분 되어 버린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작자가 영민한 것인지 이율배반적인 것인지, 상업화된 연예시스템을 비웃고 흔들려는 영화가 되레 미국 개봉 시, 영화의 주연배우였던 레이첼 리 쿡, 타라 레이드 등과 같은 신세대 스타들을, 영화 속에서 한심하게 비쳐졌던 실제 MTV 프로그램에 홍보를 위해서 지겹도록 출연을 시켰던 점이다.

이와 유사한 최근의 영화가 한 편 더 있다. 역시 신세대를 겨냥한 MTV스타일의 감각적이고도 유쾌, 상쾌, 통쾌한 영화 <주랜더>(원제 : Zoolander). 주인공 역시 요즘 잘 나가는 영화제작자 겸 배우 벤 스틸러가 맡았으며, 그 또한 영화에서 어떤 주술적 방법에 의해 세뇌되어 동남아국가의 높은 분(?)을 암살하도록 지령을 받는다. 물론 이 영화도 미국의 골빈 패션모델업계를 마구 비아냥거린다.

그런데, 정말 흥미있는 사실은 이 잠재의식 효과가 실제 우리 현실에서 버젓하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미 다이어트와 각종 심리적 치료를 위해서 잠재의식 효과가 사용된 음반, 테이프 등이 시판되고 있다.

잠재의식 효과는 이미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한 아폴로 11호 우주선 비행사의 정신강화 훈련에 이용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하며, 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포츠 선수의 정신력 강화, 집중력 강화훈련에 활용됨은 물론이고 한 상점을 대상으로 도둑행위를 자제시키는 잠재의식 메시지 효과에 관해서 6개월간 실험한 결과 연간 160만 달러의 도난액이 90만 달러로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특히, 1980년대에 윌슨 브라이언 키의 <에로틱 예술에서의 잠재의식의 모험>이란 책의 발간은 당시에 큰 논란이 되었으며, 키는 광고주들이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서 매우 심각한 성적인 잠재의식 메시지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미 1974년 미국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FCC) 는 방송에서의 고의적인 잠재의식 메시지의 사용은 공중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러한 잠재의식 효과는 그 효능성이 현저히 낮거나 과학적인 검증력이 떨어지는 하나의 신화나 사이비 과학(Pseudoscience)이란 오명을 쓰고 있으며, 미국의 저명한 미국심리학회(APA)에서는 이를 초자연현상(Paranormal)이자, 비평적 사고와 연구에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런데, 필자는 잠재의식효과가 효능성이 높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극악스런 음모이론을 가정해본다. 비밀조직이란 의혹을 받는 프리메이슨 같은 집단에서 지구상의 거대국가의 권력자를 세뇌시켜 국제적 쌈장이로 만들지나 않았을까 하는.
2003-03-31 09:2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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