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를 맞아 보다 내실있는 국제영화제로 자리잡으며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세우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여느 때보다 더욱 활기 넘치는 관객들의 성원과 상영작들의 고른 인기, PPP에 대한 많은 관심 등이 영화제에 활기를 붇돋워 주고 있다는 것이 영화제 참석자들의 주된 의견. 또한, 빔 벤더스, 장 이모우, 마흐말바프 일가족, 크지쉬도프 자누쉬 등의 명감독들이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으며, <빌리 엘리오트>, <집으로 가는 길>, <십이야>, <성석전설>, <프린스 앤 프린세스>, <레이캬비크>, <여름의 수직선에서>, <고하토>, <밀리언 달러 호텔>, <버림받은 천사들> 등의 작품이 매진 열기를 보이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폐막을 향해 달려가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칠 수 없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우선, 12일에 상영되는 영화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색깔의 아시아 영화들의 만찬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12일 오전 11시와 13일 오후 7시에 상영되는 <철의 여인들>은 게이 배구단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그린 태국영화. <낭낙>으로 태국에서 <타이타닉>의 흥행 기록을 능가한 용구스 통군툰 감독의 신작이다.

오후 2시 30분에 상영되는 <사과>는 모센 마흐말바프의 딸 사미라 마흐말바프가 18살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12년동안 쌍둥이 딸을 집안에 가두어 고소당한 노인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역시 올 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칠판>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진실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이 돋보인다.

12일 오후 2시에 상영되는 <하나 그리고 둘>은 올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중 최고 수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대만 가족사의 이면을 통해 보이지 않는 진실을 탐구한다. 3시간에 이르는 상영시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작품. 부산에서 보지 못한 관객들은 21일 하이퍼텍 나다에서 개봉되는 이 작품을 꼭 놓치지 않길 권한다.

감독의 이름값만으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도 있다. 12일 오후 2시와 13일 오후 7시에 상영되는 사카모토 준지의 <얼굴>이 대표적인 예. <멍텅구리> 등을 통해 일본 뉴웨이브의 선두주자로 인정받은 사카모토 준지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카모토 준지의 팬이라면 12일 오후 7시에 수영만에서 야외상영되는 <의리없는 전쟁>도 놓치지 말길 권한다.

<소무>의 지아 장 커 감독의 신작 <플랫폼>도 상당한 수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영화의 투박한 리얼리즘을 선호하는 관객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 12일 오후 5시와 13일 오후 2시에 상영된다.

프룻 첸의 신작 <리틀 청>과 <두리안 두리안>은 각각 12일 오후 8시 30분과 13일 오후 7시에 상영된다. 각기 성격은 다르지만, 프룻 첸의 전작에서는 볼 수 없는 감동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 특히 <리틀 청>은 관객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오디션>으로 엽기의 진수를 선보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작 <표류가>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이가흔의 모습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오후 5시 30분과 13일 오전 11시에 상영된다.

그밖에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입>의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 <라이미>(12일 오전 11시, 13일 오후 5시 30분)와 빔 벤더스의 <밀리언 달러 호텔>(13일 오후 8시), 이시이 소고가 만든 사무라이 활극 <고조>(13일 오전 11시) 등도 놓칠 수 없는 영화들.

아시아 영화들 외에 유럽영화들 중에도 주목할만한 작품들이 많다.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인간의 피부, 짐승의 심장>(13일 오전 11시), 올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한 편인 <빌리 엘리오트>(13일 정오), 장대한 서사 러브 스토리 <운명>(13일 오후 5시), 재기발랄한 로맨스 <못다한 27번의 키스>(13일 오후 4시)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 남은 기간 동안 주목할만한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도 아시아와 유럽 영화의 만찬에 빠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000-10-11 23:0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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