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약 800여 개를 거느리고 있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 이른바 '다락방'이라고 불리는 곳에 대한 폭로가 터져 나오고 있다(기자주-본 방송에서 '다락방'은 류광수 총재의 세계복음화전도협회와 관련된 단체를 칭하며 이외 타 교회와는 무관하다). 설립자인 류광수 목사를 비롯한 소속 목회자들의 타락이 심각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의 상습적 유흥업소 방문과 성매매, 심지어 성범죄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

지난 22일 방송된 MBC < PD수첩 >은 '다락방의 타락한 목회자들' 편을 취재했다. 다락방 소속 교회 다니던 홍지영(가명)씨가 담임목사에게 성범죄 당한 이야기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다락방의 타락한 목사들이 벌이는 성범죄와 함께 다락방의 재정 문제를 다뤘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해당 회차를 연출한 최원준 PD를 지난 23일 서울 상암 MBC에서 만났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MBC 의 한 장면
MBC 의 한 장면MBC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올해 종교 문제를 어쩌다 보니까 두 번째 다루게 되었는데요.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 하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이런 신앙을 가지고 이런 단체나 교단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사실 이런 방송 만들면서 거기 있을 분들이 받을 충격도 걱정도 됐고요. 다만 사회 상식과 윤리 도덕 그리고 법적으로 봐서도 문제가 많이 누적되어 있다면 이것은 다루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다뤘어요."

- 다락방의 범죄와 부패 의혹은 어떻게 취재하게 됐나요?
"우선 제보 형태로 저희 게시판에 들어오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이걸 취재하고 있었던 기자님과 만나면서 좀 더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 처음에 제보받았을 때 보고 어떤 느낌이었어요?
"제보만 가지고는 확신이 없었죠. 그걸 취재하고 있었던 기자님 만나 자료들을 보고 나아가서 지금 통칭 다락방이라고 세계복음화전도협회에 계시다가 나오신 분들이 많아요. 그 분들의 증언을 듣다 보니 내부적으로 많이 타락한 지점이 있고 이건 문제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번 편에서 나온 게 다락방의 성범죄나 재정적인 비리 의혹이죠.
"맞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성범죄와 재정 문제는 단체에서 비일비재하죠. 근데 다락방을 취재하면서 느꼈던 건 성범죄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크게 봐서 성적인 타락의 문제가 특히 목회자들 사이에 퍼져 있더라고요. 류광수라는 이 단체의 중심 되는 인물의 말과 행동들이 그것을 부추기고 있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 '다락방 탈퇴 교인'인 홍지영(가명)씨가 당한 성범죄 사연부터 나오던데요. 이런 구성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소위 말해서 이단에 있는 교인들도 똑같은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잖아요. 생각할 수 있잖아요. 다락방은 독특한 지점이 있었어요. 특히 이 다락방에 들어간 분들은 이것이 이단이라고 판단하고 들어갔다기 보다 홍지영씨의 사례 보시면 알겠지만, 전도에 대한 것을 (위해)들어간 거죠. 전도를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교회에 간 거예요. 이 사안을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이유도 거기에 있는 거죠. 왜냐면 자기가 전도를 위해서 이단 논란이 있는 단체에 들어갔잖아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는 폭로를 결심 하기 어려웠던 거예요. 그런 세월을 견디셨고. 어떻게 보면 이 다락방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적인 문제들의 단면들을 잘 알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런 요소들을 보여주며 시작하고 싶어서 홍지영씨 사례로 시작했습니다."

- 홍지영씨는 외국에 계신 것 같던데, 인터뷰 때문에 들어오신 거면 큰 결심이 섰던 거 같아요.
" 사실 나오시기 너무 힘들어하셨어요. 왜냐하면 너무 꺼내기 힘든 얘기고 또 어떻게 보면 자기가 20년 넘게 몸 담았던 단체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 얘기잖아요. 그럼에도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잘못된 지적은 분명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강하게 마음먹고 나와주신 거죠."

- 홍지영씨가 나가던 교회 담임인 A 목사와 식사하는데 목사가 술을 시켰다는 게 충격적이더라고요.
"특히 한국교회에서 목사들은 술을 안 드시잖아요. 다락방에서 이런 주장들을 해요. 처음에 그랬던 건 아닌데, 후에 들어온 많은 목사님이 일부 그랬다고요. 하지만 가해 목사 같은 경우 아주 초창기부터 이 다락방 내에 계셨던 분이고요. 초창기부터 이미 신도와 밥을 먹을 때 술 시키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때부터 이런 문화가 다락방 내에 존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A 목사와 통화하셨던데요. 뭐라고 답변하던가요?
"근본적인 반론은 성폭행은 아니었고 동의 하에 이루어진 관계다라는 거죠. 근데 그 당시 A 목사는 이미 아내가 있는 상태였죠. 그러니까 스스로도 이것은 불륜이었다고 표현하잖아요. 이미 비윤리적인 상황이었던 거예요. 근데 핵심은 이 일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나서 교회에서도 나왔고 죗값을 다 받았다는 식으로 표현하세요. 그리고 법대로 하자는 말씀 하시던데요. 물론 공소시효가 지난 문제예요.

그러니까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교회에서 모든 책임을 다했다? 과연 어떤 책임을 졌길래 교회에서 자기는 할 만큼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홍지영씨에게 정말 참회했느냐예요. 용서 받아야 되는 사람에겐 그런 행위들을 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담임 목사로 있던 교회에서 할 만큼 했다고 표현하는 건 잘못된 가라고 생각합니다."

"수백 억 돈이 모였는데 사용처 밝히지 않아"

 MBC < PD수첩 > 관련 이미지.
MBC < PD수첩 > 관련 이미지.MBC

- (방송을 보면) 류광수 목사의 신격화가 대단한 것 같아요.
"류광수 목사는 다른 이단이나 사이비들과 달리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진 않아요. 하지만 이 다락방이라는 단체 내에서 류광수 목사의 위치를 봤을 때 다락방 운동의 창시자이기도 하고 지금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총재이기도 하기 때문에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다락방의 독특한 지점은 여기에 속한 모든 교회가 그런 건 아니지만 류광수 목사의 설교를 개별 교회 주일 예배 때 방송으로 연결해서 듣는 경우들이 나타난다는 거예요. 이게 왜 독특하냐면 제가 알고 있는 다른 개신교단들은 그 교단의 수장이 누군지도 몰라요. 그 목사의 설교를 들을 일도 거의 없습니다. 근데 다락방은 류광수 목사의 설교를 교인들이 듣는 경우가 너무 많은 거예요."

- 다락방의 재정적인 문제도 있어 보이던데요.
"(헌금이) 강요 개념은 아니지만 그런 뉘앙스의 얘기들을 계속한다고 하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취재한 여러 청년은 정말 빚내서 헌금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퇴직금을 다 헌금하는 사람도 있는 거예요. 즉 자기의 생활이 힘든데 그것까지 다 헌금을 하는 거예요. 개인의 삶을 힘들게 하면서까지 현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모인 돈으로 고가의 차와 펜트하우스를 샀죠."

- 건물 짓는단 명목으로 헌금 하라고 했는데, 실제 건물은 지어졌나요?
"그 지점이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봐요. 왜냐면 그게 벌써 20년이 된 이야기예요. 저희가 거기 가봤는데, 건물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죠. 그런데 수백억의 돈이 모였는데 그 돈 사용처를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건 문제가 되죠. 교인들 입장에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헌금 했는데 그 헌금이 목적대로 쓰이지 않았다면 정당하게 그 내역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요. 그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면 회수한다든지 아니면 그것을 문제 삼을 수 있는 요소는 있다고 봅니다.(기자주 - 이와 관련, < PD수첩 > 질의사항에 대해 다락방 측은 "현금 관련해서는 2000년대 초반 최초 모금 당시부터 현재까지 방대한 분량의 지출결의서 및 계약서, 영수증 등 증빙자료 일체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목적헌금은 용도에 맞게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물론 종교의 자유가 있죠. 하지만 조금 더 현실을 직시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문제들을 극히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일부만이 그런 일탈 벌인 것을 침소봉대한다고 하면, 이 단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친다고 봐요. 이런 문제들을 직시하고 자정의 노력을 했으면 좋겠고요. 또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좋겠어요. 물론 그 안에서 20년-30년 있다 보면 문제를 직시하기 두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제는 그럴 용기를 내야 할 시간이 됐다고 봅니다."
최원준 PD수첩 다락방 성범죄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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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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