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훌륭한 영화는 이래야 한다고들 이야기한다.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소재부터 매력적인 캐릭터, 선입견을 깨뜨리는 설정과 전개, 보는 이를 감탄케 하는 끝내주는 연출, 영화를 보고난 뒤에도 귓가에 맴도는 음악까지 멋진 영화의 존건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느날 누군가 내게 걸작과 평작을 구분하는 법을 이야기해준 적이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설 때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작품이야말로 걸작이라고 말이다. 볼 때 아무리 재미있어도 일어날 때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영화가 있는 반면, 어떤 영화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부터가 진짜 힘을 발휘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영화의 여운이 질을 결정한다면, 좋은 영화의 조건으로 결말을 빼놓을 수는 없을 테다. 노래방에서 두어 시간을 즐겁게 놀고도 나오면 마지막 곡을 흥얼거리게 되듯이, 영화 또한 결말의 감흥이 여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