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녀에게> 스틸
영화로운형제, 애즈필름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크게 5단계에 걸친 심리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어 사실을 '부정'하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분노'를 터트린다. 이후 어떻게 해야만 이 사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타협' 보지만,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우울'해지고 마지막에는 받아들이는 '수용'을 택한다. 상연은 이 과정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영화는 정치부 기자로 지내며 경력, 가족, 미래까지 계획했던 상연이 계획에 없던 장애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겪어가는 10년의 여정을 그린 실화다. 발달장애 아이의 부모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을 원작으로 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배우 김재화는 10년의 세월을 특수분장 없이 헤어스타일과 표정만으로 완성해 열연을 펼친다. 그간 상업 영화에서 짧지만 강렬한 신 스틸러로 활약한 그녀가 처음으로 무표정으로 일관해 중심을 잡는다. 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담담함과 애달픔이 오롯이 얼굴과 몸짓으로 표현된다.
장애인(長愛人), 길게 사랑해야 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