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설명하며) 사춘기를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며 일체감을 느끼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또 사랑의 대상에 관해서는 "진실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모든 사람을, 이 세계를,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드 아웃 2>가 가리키는 사춘기의 성장통도 이와 닮아있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했던 라일리는 절친들과의 우정을 등한시한 채 고교 하키팀 진학에 집착하며 (프롬이 말한 바로 그) 강박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불안에 시달리며 끊임없이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본인의 '부족함'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인사이드 아웃 2>가 전편과 비등하게 탁월할 수 있는 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하는 해법에서 비롯된다. 그저 불안감으로 대변되는 사춘기적 감정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영화 속 불안이가 불필요하다면 내쳐버린 기쁨이나 슬픔과도 같은 원초적 감정들의 회복도 해법의 전부가 아니었다.
그 해법은 불안을 포함해 모든 복합적인 감정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 안으라는 것, 그리하여 내 주변의 사람들을, 이 세계를,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대상들을 사랑하라는 것. 그러한 단순하면서 또 어려운 진리를 수용하며 어렴풋하게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인사이드 아웃 2>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이맥스가 감동적인 건 그래서다. 기쁨이를 위시한 모든 감정들이 강박을 내려놓은 불안이를 끌어안아도 라일리의 강박은 멈추지 않는다. 기쁨이는 "나는 착한 사람"이란 신념이야말로 사춘기 전까지 라일리를 지탱해 온 정신적 버팀목이라 믿어왔다. 틀렸다. 착한사람 콤플렉스와 같은 유일한 신념만으로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