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배우자가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일은 있어도, 대통령 배우자의 가족이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대통령 인척' 하면 전두환씨의 배우자 이순자 일족의 이미지가 가장 강렬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족 역시 이에 못지않게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대통령 취임 전부터 떠들썩한 논란이 된 것은 물론, 대통령 재임 중에 장모가 구속되는 일까지 있었다는 점에서 당시보다 더한 측면도 없지 않다.
모든 대통령의 인척들이 이순자, 김건희 여사 가족처럼 한 것은 아님에도 대통령 인척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다. 이는 대통령 인척들이 잘못을 범한 사례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지만, 어느 정도는 역사적 요인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왕후 가문에 대한 전통적 인식이 대통령 인척들에 대한 시선에 영향을 주는 측면도 있다.
세계적으로 왕실이 몰락하기 시작한 지는 100년 정도 됐다. 역사적으로 보면 비교적 최근 현상이다. 수천 년간의 왕조시대에 형성된 왕후족 또는 왕비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오늘날의 대통령 인척에 대한 인식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조정의 공식 일기인 음력으로 정조 즉위년 9월 12일 자(양력 1776.10.23) <일성록>에 따르면, 정조는 외척을 척리(戚里)로 지칭하면서 "아! 척리가 국가의 해가 된 것은 옛날부터 항상 그러했다"며 자신은 외척이 아무리 유능할지라도 이들을 조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경계해왔다고 말했다.
왕조시대 경계의 대상, 종친과 외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