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혈액형 별 성격'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매사 신중하지만 소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A형, 창의적이고 개성 있지만 제 멋대로인 사람은 B형, 사교성이 좋고 외형적이지만 다소 과장된 성격을 가진 사람은 O형,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을 가진 사람은 AB형으로 나누는 식이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을 단 4가지로 분류한 단순함과 MBTI의 등장으로 인해 혈액형 별 성격분류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다.
1944년 작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개발한 자기보고형 성격유형검사 'MBTI'는 2020년대 들어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성격진단검사로 자리 잡았다. 처음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잠시 유행하는 듯 했던 MBTI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퍼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MBTI를 물어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정도로 MBTI는 이제 우리 삶에 깊이 자리 잡았다.
MBTI에서 가장 마지막에 있는 P와 J는 선호하는 삶의 패턴을 의미한다. P에 가까울수록 자율적이고 즉흥적인 사람, J에 가까울수록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 MBTI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 2014년에는 J의 끝에 서 있는 지나치게 계획적인 남자와 P의 끝에 서 있는 심할 정도로 즉흥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정재영과 한지민이 주연을 맡았던 코미디 영화 <플랜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