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굳이 용띠가 아니더라도 새해를 맞는 사람들이 이 시기에 갖는 설렘과 희망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비록 3일 만에 사라진다 하더라도 새해가 되면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룬 자신을 상상하며 괜히 뿌듯해지곤 한다. 하지만 영화, 특히 한국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새해를 맞는 기분이 마냥 좋을 수는 없다. 새해가 시작되기 불과 5일 전, 한국영화는 너무나 아까운 배우 이선균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던 이선균은 두 달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비공개 조사를 원했던 이선균의 요구를 묵살했고 이선균을 세 차례에 걸쳐 포토라인에 세웠다. 두 달이 넘는 조사에도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선균의 심신은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선균 사망 후 빈소에는 많은 동료 배우들이 찾아 이선균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특히 몇몇 배우들은 이선균의 빈소에서 굵은 눈물을 쏟아내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영화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 2014년 이선균과 함께 김성훈 감독의 영화 <끝까지 간다>에 출연해 치열한 연기 대결을 선보였던 배우 조진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