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은 PD
이영광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이번에 유난히 인터뷰들이 힘들어서 겁을 많이 냈어요. 특히 촉법나이트 인터뷰 같은 경우 인터뷰하면 촉법나이트에게 공격 당하고 박제되는 거 아니냐는 공포가 심해서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 부분이 어려웠어서 다른 때보다 많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 사적 제재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처음에 김밥집 테러한 그 영상을 봤어요. 다른 사람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그게 크게 와닿았어요. 대한민국에서 집단으로 공격을 개인에게 가한 게 잘 보기 힘든 광경이죠. 그래서 되게 좀 충격적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래도 법치주의를 따르는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됐을까부터 시작했어요. 이게 신상 공개가 엮여 있더라고요. 신상 공개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됐어요."
- 사적 제재를 할 수밖에 없는 건지 아니면 흥미로 하는 걸까요?
"사회적 제재에 관련한 콘텐츠 보는 대중들은 흥미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사적 제재를 하는 사람 중에는 피해자들한테 오는 제보 메일을 굉장히 꼼꼼하게 열심히 읽는 사람도 있거든요. 이번 방송에 나왔던 진영민씨 같은 경우 돈을 위해서 하지 않거든요. 그런 사람들도 있고 뻑가 같이 사이버 래커처럼 완전히 돈만 보고 하잖아요. 현재는 섞여 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
- 대전의 김소원(가명) 선생님의 경우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린 거죠. PD님은 예전에 교권에 대한 아이템 다루셨잖아요. 그것과 이번 건 또 다를 것 같아요.
"안타깝죠. 그때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 편 할 때는 우리가 방송함으로써 공적인 시스템 제도가 마련돼 선생님들이 희생 안 되면 좋겠다고 만들었는데 선생님이 돌아가셨잖아요. 그게 너무 안타까운 상황인데 우리의 안타까움이 사적 제재로 이렇게 메꿔지고 있는 걸 제가 본 거죠. 그러니까 같은 사안을 그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관점으로도 한 번 보고 그게 없으니깐 그 빈자리를 메우는 사적 제재에 대한 관점으로도 한 번 보고요."
- 김소원 선생님은 많이 시달렸나 본데 2019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예요?
"민원하고 아동학대 신고가 2019년도에 들어갔었거든요. 제일 힘들었을 때 일의 시작이 2019년 민원과 아동학대죠. 아동학대라는 게 별거 없었어요, 친구들의 다툼에 대해 선생님이 친구들 앞에서 이 친구를 지도했었는데 그게 인민재판식이라는 식으로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간 거죠."
- 2019년 이후 학교를 옮긴 건가요?
"올해 아마 학교를 옮긴 걸로 알고 있어요. 올해 옮겨서 괜찮거니 했는데 벗어나기 힘드셨던 거죠. 고소장 내용을 봤을 때는 학교를 옮기고도 연락을 해온 건 없었는데 아마 선생님이 그 전에 몇 년간 받았던 3~4년간 쌓였던 걸 극복 못 하신 거죠."
- 촉법나이트란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악성 민원 넣은 학부모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거잖아요, 촉법나이트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저희도 물어봤는데 일단 기본적으로 서칭하고 이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면 개인적인 제보 연락이 엄청 온대요. 제보 가지고 하는 것 같아요."
- 촉법나이트는 교원 문제만 하는 건가요?
"교원 문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내렸지만 표혜림 사건에 대해서도 가해자 신상을 깠었고요. 다른 이슈들에 대해서도 신상공개하더라고요. 특별히 일관성이 있는 느낌은 아니었죠."
- 신상정보 공개 후 학부모들이 공격 많이 받았나 봐요?
"일단 다 가게들이 폐업하고 공개된 학부모 3명 중에 한 사람 빼고 자녀들이 다 학교를 못 나갔고요. 그다음에 그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 촉법나이트가 신상정보 공개하면 사람들이 가서 행패 부리는 거잖아요.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그게 사적 제재 위험성인 게 전문가도 얘기했듯이 시작은 그 사람의 신상 알고 그 사람의 주변 것들을 알게 된 것에 대해서 공격을 시작하고 종국에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물리적 공격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앞으로도 그런 물리적 공격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죠."
- 학부모는 피해자일지 아니면 가해자일까요?
"학부모는 가해자여야 되는데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적 제재가 열어준 거죠. 그게 위험하다는 부분이죠."
- 촉법나이트가 누구인지 추적했지만 결국 어떤 사람인지는 밝히지 못한 건가요?
"밝힐 수가 없었죠. 근데 중요한 건 촉법나이트가 누구냐보다 왜 하냐가 중요했죠. 그래서 왜 하냐를 물어봤을 때 본인이 내세우는 명분이 자기는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옳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걸 전달하는 게 저희의 방송 목적이었어요."
- 왜 옳다고 생각할까요?
"심리적으로 말하면 전문가 중에 한 분은 도취된 거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거에 엄청 도취가 돼 있는 거죠. 근데 '나는 영향력이 좋아'라고 까놓고 얘기할 수는없잖아요. 그러니 명분을 강력하게 만드는 거죠."
- 영웅 심리일까요?
"그런 거죠. 그 권능감을 갖는 것 자체가 영웅 심리랑 연관이 있는 거죠. 그 누구도 본인한테 그런 권한을 주지 않았어요. 우리 시민이 그런 권한을 준 사람은 사법부라고 따로 있잖아요. 근데 자기한테 그런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영웅 심리고 그런 거죠."
- 사적 제재는 통쾌하지만, 위험한 거죠?
"너무 부작용이 많죠. 엉뚱한 사람을 짚어서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그다음에 가해자가 피해자로 될 가능성을 열어주는 부분도 있고 또 기존에 존재하는 사법 체제 자체가 무너지게 되는 거잖아요."
"사법 체계 완전히 뒤흔들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