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KBS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코스닥 개미귀신' 1, 2편을 방송했던 KBS 1TV <시사기획 창>이 지난 17일 3편을 방송했다. '아주 평범한 꾼'이란 제목이 달린 이날 방송에서는 한 명의 무자본 M&A 꾼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꾼이 어떻게 하는지 짚어보았다.
'코스닥 개미귀신' 1, 2편을 제작한 송수진 기자는 2편 제작 후 인터뷰에서 3편은 힘들어서 제작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 어떻게 3편을 제작했는지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지난 21일 송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송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중소기업 287억 확보 공시, 알고보니 페이퍼컴퍼니"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일단 마무리를 해냈다는 뿌듯함과 시원함이 절반 정도 되는 것 같고 아쉬움도 절반 정도 있는 것 같아요. 1, 2편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방송 끝나면 그제야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있더라고요. 왜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 코스닥 개미귀신 세 번째 편이잖아요. 2편 끝나고 인터뷰할 당시 혹시 3편도 생각하는지 물으니 어렵다고 하신 거로 기억하거든요.
"예리하시네요. 아마 제작과 취재 과정이 힘들어서 그렇게 얘기했을 거예요. 왜냐면 문제가 되는 특정 기업과 사람의 실명을 거의 드러내고 보도한다는 건, 취재 과정 자체가 상대편이 문제 삼을 수 없을 정도로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탄탄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걸 뜻하니까요. 한 100미터 정도 걷고 난 다음에 뒤돌아보면서 '내가 직선으로 걷고 있나?' 확인하고 다시 또 걷는 그런 과정의 반복입니다. 쉽지 않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나름대로 깨닫고 느끼는 바가 있거든요. 그걸 놓치지 못해서 계속 취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전편에서는 정관용씨가 프롤로그 내레이션만 했는데 이번엔 등장했죠. 전편과의 차별화 때문일까요?
"정관용 교수님을 등장시킨 가장 큰 이유는 1편과 2편에 이은 3편이라는 걸 시청자에게 낯설지 않은 방식으로 알려야 했기 때문이에요. 코스닥 개미귀신이 무자본 M&A 업자를 뜻하고, 무자본 M&A가 도대체 뭔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미리 시청자분들에게 알려야 그 위에 대른 이야기를 쌓아나갈 수 있으니까요. 정관용 교수님이 1편과 2편 프롤로그에 나오는 개미귀신 다큐 부분 내레이션을 맡아 주셨기 때문에 연속성 차원에서 섭외했습니다."
- 이번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뭐부터 취재로 볼 것인지에 따라 답이 다를 것 같은데요. 제가 K를 취재하게 된 과정만 놓고 보자면 세 개 정도의 우연이 겹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2022년 6월에 '코스닥 개미귀신' 1편이 나간 후 무자본 M&A에 대한 제보를 많이 받았는데 그 가운데 K에 대한 내용이 있었어요. 그때 어느 정도 취재를 해뒀고요.
2022년 말에 탐사보도부에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 송금 건을 한 달 정도 취재하다 접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취재 과정에서 또 K에 대한 얘기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또 다른 경로로 K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세 번 겹친 거죠. 그래서, 이 이야기는 하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K의 삶을 보여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지인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고 나서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메시지는 '이렇게 철저하게 숨긴다면 개인 투자자가 최대 주주나 경영진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금융당국이 이 부분을 제도적으로 해결을 해줘야 한다'란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