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에서 한인교회 목사로 위장한 수리남의 마약 대부 전요환을 연기한 황정민은 1억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의 대표 배우다. 지금이야 정치인부터 경찰, 검사, 외교관, 무당, 산악인까지 각종 캐릭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 배우가 됐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황정민은 '멜로'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까지도 황정민의 대표작을 2005년작 <너는 내 운명>으로 기억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2003년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올해 <거미집>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20년 만에 재회했던 임수정도 '멜로의 여왕'으로 유명하다. 물론 <각설탕> 같은 가족 드라마나 <시간이탈자> 같은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임수정의 필모그래피 중 상당수는 멜로물로 채워져 있다. 특히 2004년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그의 대표 멜로드라마다.
황정민과 임수정이 각각 멜로로 이름을 날리던 2007년 두 사람은 1999년 장편영화 데뷔 후 멜로영화만 세 편을 만들었던 '멜로 전문 감독'을 만났다. 바로 < 8월의 크리스마스 >와 <봄날은 간다> <외출>을 연출했던 허진호 감독이었다. 그렇게 '멜로 장인' 허진호 감독과 황정민,임수정은 2007년 시골 요양원에서 만난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멜로영화 <행복>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