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아시아 영화계를 주름 잡던 홍콩영화들이 침체에 빠지기 시작한 후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를 풍미했던 스타 배우들은 대거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영원한 따거' 주윤발은 1998년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후 <애나 앤드 킹>,<반탕승>,<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등에 출연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드래곤볼 에볼루션>에서는 무천도사를 연기하기도 했다.
고 이소룡과 성룡을 잇는 1990년대 최고의 액션배우 이연걸은 1998년 <리썰웨폰 4>에서 악역을 맡으며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2000년 <로미오 머스트 다이>를 흥행시키며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이연걸에게 대부분 별다른 연기가 필요 없는 무술고수 역할만 맡겼고 결국 현지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진 못했다. 주윤발과 이연걸 모두 현지적응(?)을 도울 좋은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에 1996년 <홍번구>를 흥행시키며 북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성룡은 달랐다. 성룡은 <상하이>시리즈에서 오언 윌슨, <턱시도>에서 제니퍼 러브 휴잇이라는 파트너를 만나 북미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하지만 성룡이 할리우드에 정착할 수 있게 도왔던 최고의 파트너는 따로 있었다. 바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세 편에 걸쳐 제작된 <러시 아워> 시리즈에서 성룡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배우 크리스 터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