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항저우사범대학 창첸 캠퍼스 부설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22-0으로 꺾은 대한민국 대표팀(흰색 옷) 선수들이 대만(파란색 옷) 선수들과 함께 퇴장하고 있다.
박장식
무거운 심정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사실 은퇴했던 내가 나온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도 있고, 아쉬운 감도 있다"며, "특히 어린 선수들 중에서 옛날의 나 만큼 해주는 선수들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며 대표팀에 나선 심정을 드러냈다.
'플레잉코치'는 특히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과제인데, 일단 선수들이 많이, 그리고 잘 따라주고 있는 데다가, 선수들의 의욕 역시 넘친다"며 "이대로라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U-18 감독 때 선수들, 다음 AG 때는 이 친구들이 나서야죠"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대표팀 은퇴 선언 직후였던 지난해 늦가을 U-18 럭비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네팔에서 열렸던 U-18 아시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캡틴'의 리더십이 코칭스태프로서도 유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완용 플레잉코치에게 그때의 기억을 물었다.
"U-18 때, 사실 통역도 없었지, 말도 안 통했지, 식사도 안 맞아 어려움이 컸죠. 그래도 선수들이 잘 따라 준 덕분에 좋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사실 첫 국제대회라 이 친구들이 많이 긴장을 하더라고요. 사실 이건 해결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먼저 부딪혀보라'고 조언했는데 한 게임, 두 게임 하면서 제 실력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며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이 친구들이 사실 다음 아시안게임부터 주전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U-18 대표팀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쭉 올라올 수 있게끔 해주면 럭비 풀도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다시 선수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박완용의 또 다른 역할은 '분위기 메이커'이다.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나이가 많으면 선수들을 끌어주고 따라올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오늘은 오래간만에 경기를 뛰었는데도 후배 선수들이 '형 괜찮다'며 말해줘서 고맙기도 했다"며 웃었다.
박완용 플레잉코치는 남은 경기에 대해서도 "첫날을 잘 풀었잖냐. 둘째 날, 셋째 날은 우리의 전술 대로 잘 풀려고 한다"면서, "사실 아직 숨기고 있는 전술도 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올 인'해서 금메달 꼭 이루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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