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동공항 입국장에서 따라간 팻말. 여러모로 놀람을 주었던 팻말이었습니다.
박장식
비행기에서 내려 게이트를 빠져나온 순간, 저는 제 이름이 적힌 팻말을 발견했습니다. 제 이름 아래에는 중국어로 '환영(欢迎)'이, 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실,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제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려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얼떨떨한 얼굴로 제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자원봉사자는 자신을 따라오라며 안내합니다. 아시안게임 참가자를 위한 '패스트트랙'으로 구성된 입국통로와 세관을 거쳐 입국장의 미팅 포인트로 안내해 줍니다. 미팅 포인트에서는 조직위원회 직원들이 '버스가 준비되었다'며 반깁니다.
친절하다는 생각에 앞서 약간 놀라고 얼떨떨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저는 제 입국이 언제가 될지 조직위원회에 알리지 않았거든요. 자원봉사자에게도, 직원에게도 차례로 '입국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먼저 찾아와 놀랐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복잡한 기찻길 대신 편한 전용버스를 타고 항저우로 바로 갈 수 있다는 반가움이 반, 중국과의 첫 대면을 '중국답게' 했다는 형용하기 어려운 마음이 반이었던 입국길이었습니다. 그나마 '깜짝 환영'은 출국 전 보낸 메일을 바탕으로 조직위원회에서 제 입국 정보를 먼저 찾아내지 않았을까 싶은 예상을 해보게 됩니다.
이런 중국으로의 첫인상을 굳히는 다른 사건은 아시안게임 참가자들을 태우고 간 버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섰을 때 일어났습니다.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가는 시간이 2시간이 넘는지라 20분 정도 휴게소에 섰는데, 버스는 다른 차량들이 서는 구역을 지나쳐 아시안게임 차량을 위한 전용 구역에 멈추어섰습니다.
중국의 휴게소 먹거리는 어떤지 궁금해, 휴게소에서 대기하던 자원봉사자를 따라갔지만, 화장실 바깥 식음료매장으로 나갈 수 있는 구역은 의자로 막혀 있습니다. 자원봉사자에게 '음식 등을 사먹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화장실 이외에는 다녀올 수 없다, 정말 미안하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어디서나 '환영', 항저우는 '친절한 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