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추적 60분>의 한 장면.
KBS 1TV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다른 편보다 마음이 무거웠을 것 같은데.
"맞아요. 사실 이번 방송 준비하면서도 여러 선생님의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져서 더 조심스럽게 제작에 임했습니다. 무엇보다 돌아가신 선생님들과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린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아직도 진상규명과 아동 학대법 개정 등 해결되지 않은 상황을 다루었기 때문에 다른 방송보다도 조금 더 신중하게 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방송 마치고 난 다음에도 전현직 선생님들이 댓글로도 문자로도 많은 응원과 더불어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 최근 스스로 목숨 끊는 교사들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취재하게 됐나요?
"일단 서이초 선생님 사건 이후로 교권 추락 실태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논란이 있었고 선생님들도 매주 토요일마다 나오셔서 집회를 열었잖아요. <추적 60분>은 '지금까지 조명받지 못했었던 분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누구보다 가까이서 현장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당연히 지금, 서이초 사건으로 발발된 교권 침해에 대한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공통적인 목표 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런 책임감으로 취재에 임하게 됐습니다."
- 프롤로그에서 7월에 스스로 목숨 끊은 박아무개 선생님에 대한 내용이 나오던데 왜 이렇게 구성하셨어요?
"저희 프로그램 제목이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인데요. 서이초 선생님 사건으로 지금의 교권 침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서이초 선생님'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고유명사처럼 부르게 되었잖아요.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박아무개 선생님께서 '서이초 선생님'이라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했던 선생님', '보석 같은 내 딸', '웃음이 밝고 따뜻했던 아이' 등 우리 이웃이었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시청자분들이 좀 더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 49재 때 서이초 풍경이 어땠나요?
"지난 9월 4일 당시, 서이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의 49재가 열렸고 동시간대 국회 앞에서도 추모제가 열렸었어요. 서이초에는 동료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과 학부모들이 데리고 온 아이들도 많았었어요.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선생님들의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이 돼주겠다고 오신 분들이 정말 많으셨습니다. 서이초등학교의 49재는 교사, 학부모, 학생 등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 자리에 모여 뜨거운 애도의 눈물을 흘렸던 현장으로 기억합니다."
- 학부모도 많이 왔나 봐요. 이유가 뭘까요?
"일반 시민들이나 학부모님들, 아이들 입장에서도 이 일은 정말 초유의 사태였잖아요.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지금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더 힘을 실어준다는 목적이 크셨던 것 같아요."
- 7월 17일 이후 매주 토요일 교사들의 시위에 늘어나고 있는데 이례적인 것 같거든요. 왜일까요?
"집회 규모가 점점 커진 이유는 집회가 거듭되는데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각 교육청과 교육부에서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교장 직속의 민원 대응팀'을 꾸린다든가 '민원 예약제'를 한다는 대책이요. 이런 대책이 일선의 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전혀 실효성이 없었던 거였죠. 선생님들이 지금까지 외치신 건 아동학대 처벌법이 너무 개괄적이고 이게 오히려 선생님들을 압박하는 수단이 되니 개정하기를 원하시는데 이거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위해 계속 더 많은 선생님이 모이면서 목소리를 높이셨던 것 같습니다."
- 49재 때 교육부가 시위 참여하는 교사들 징계하겠다고 하고 49재 지난 후 처벌 안 하겠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은 저희가 방송에는 넣지를 못했는데 49재에 참여하셨던 그 사촌 오빠분께서 교육부 관계자분 계실 때 사촌 동생 여동생 죽음을 추모하러 오신 분들이신데 처벌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무릎 꿇고 사정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호소 덕분인지 결국 처벌은 안 하겠다고 말 바꾸셨죠. 그런데 그 이전에 교육부는 우리 선생님들을 그리고 우리 학교 일선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곳이죠. 선생님들의 외침을 제일 먼저 귀담아듣고 교권 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할 교육부가 선생님들의 권리를 찾겠다고 모인 이 집회에 참여하신 분들을 다 처벌하겠다는 게 정말 말 안 되는 행태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