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마이클 조던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고 물리학에 무지한 사람도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진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름은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특정 분야에서 상징적인 존재가 된 인물은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작품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1500년대와 1600년대에 걸쳐 활동했던 영국의 시인 겸 극작가 윌리엄 세익스피어를 모르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세익스피어는 '각 분야의 여러 작가들이 모여 작품을 발표했던 가상인물'이라는 루머가 있었을 정도로 문학계에 미친 영향력이 막대했던 작가다. 특히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으로 불리는 <햄릿>과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는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등으로 만들어지며 현재의 문화예술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론 세익스피어는 <한 여름 밤의 꿈>과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처럼 희극도 매우 잘 쓰는 작가였다.
하지만 시와 희곡,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다양한 문학 작품을 썼던 세익스피어의 작품들 중 오늘날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4대 비극에서도, 5개 희극에서도 찾을 수 없다. 바로 오늘날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존 매든 감독의 <세익스피어 인 러브>는 세익스피어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귀족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