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의 한 장면
KBS
- 지난 1일 방송된 KBS 1TV <추적 60분> '조선인을 죽여라-학살, 그 후 100년' 편 연출하셨잖아요. 특히 이번 편은 일본 취재도 하셨는데 방송 마친 소회가 어때요?
"사실 처음에 아이템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방송에 대한 자신이 없었거든요. 이게 그림도 없고 너무 옛날 얘기고 현장도 없죠. 근데 어찌어찌 이 방송이 만들어지고 나가게 되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죠."
- 간토 대지진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일단 100주기였으니 부장님의 의지가 있어서 저한테 제안을 주셨고요. 저도 100주기에 한번 얘기해 볼 만하지 않나 했죠. 이게 단순히 역사 얘기가 아니고 지금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 우리가 시사점을 던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지금 양국 정부는 미래만 얘기하는데 과거에 대해서도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되지 않겠냐는 시사점이 있는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 제가 학교 다닐 때 '관동 대지진'으로 배웠거든요. 그러나 요즘 관동이 아니라 간토라고 나오던데 왜 그런 건가요?
"그러니까 간토가 사실 일본 현지 발음이잖아요. 요즘에는 현지 표기 방식을 살리는 것 같고요. 근데 사실 방송에서도 저희가 관동 대지진이라고 쓰고 간토 대학살이라고 했어요. 관동 대지진을 그대로 남긴 이유는 그게 사람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 처음에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일단은 저희가 일본에 가야 되기 때문에 일본에서 만날 사람들을 찾았어요. 제가 찾다가 <오마이뉴스> 민병래 기자님이 관동 대지진 관련해서 기사를 쓰셨더라고요. 그중에서 어떤 인물들이 있나 보면서 후니하고 오충공 감독을 알게 됐거든요. 두 분을 중심으로 얘기를 한번 풀어보자고 생각했죠".
- 사전에 간토 대지진에 대한 공부도 필요했을 것 같은데 공부는 어떻게 하셨어요?
"저도 시작하면서 공부했죠. 관동 대지진 관련해서 대표되는 책들이 있어요. 야마다 휴지 선생님의 책이나 그다음에 강덕상 선생님의 책이 대표적이거든요. 그런 책들을 먼저 좀 찾아 읽고요. 그다음에 구체적으로 인물들 얘기를 알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습니다."
- 프롤로그에서 100년 전 간토 대지진이 일어난 영상과 100년이 지난 2023년 9월 1일 일본 모습을 연이어 보여줬잖아요. 왜 이렇게 하셨어요?
"대비하고 싶었죠. 그러니까 100년 전에 이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직시하고 있냐를 반추도 집회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간토 대지진 후 100년이 지났는데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나요?
"공식적으로 일본 정부나 한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조선인 희생자 수를 제대로 조사한다거나 언제 어디서 학살이 일어났다는 걸 조사한 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승만 정부 때 피해자 명부를 작성한 적은 있는데 이것도 일본 가서 직접 조사한 게 아니고 학살 당했다더라 하는 걸 신고 받았거든요. 그래서 이게 정확한 조사라고 하기는 어렵고요. 일본은 당연히 조선인에 대해 조사한 적은 없어요."
- PD님은 일본 현지 취재도 하셨잖아요. 일본에서 간토 대지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잘 몰라요. 관동 대지진이야 당연히 잘 알겠지만, 관동 대지진 직후 조선인 학살이 있었다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분은 잘 없는 것 같아요."
- 재일교포인 후니씨 이야기로 시작하셨는데 왜 이렇게 구성하셨어요?
"흥미로운 인물이잖아요. 재일교포이고 래퍼인데 대학살에 관해서 얘기하니까요. 보통 관동대지진에 대한 얘기를 하면 되게 옛날이야기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을 통해서 얘기를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 후니씨는 어떻게 간토 대지진에 관심 가졌다고 하나요?
"어릴 때부터 한인 교회를 다니면서 얘기 많이 들었대요. 근데 방송에 소개했던 이이야마 유키 감독의 <인 메이츠>라는 영화를 같이 작업하게 되면서부터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신 것 같고요. 본래 본인이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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