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송강호는 2000년 2월에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을 통해 단독주연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송강호는 이미 1997년 <넘버3>의 불사파 두목 조필 역으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김지운 감독의 장편 데뷔작 <조용한 가족>에서도 산장 집안의 장남을 연기하며 코믹한 매력을 뽐낸 바 있다(물론 <쉬리>라는 '흑역사'도 있었지만 이는 송강호와 이장길 캐릭터의 불협화음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김윤석은 지난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추격자>에서 형사 출신의 윤락업소 사장 엄중호 역을 통해 주연으로 데뷔했다. 김윤석은 <추격자>의 500만 관객을 견인하며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김윤석 역시 <추격자>에 나오기 2년 전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아귀 역을 맡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는 '준비된 배우'였다.
송강호나 김윤석처럼 주연 데뷔작을 통해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을 휘어잡는 배우들은 이미 과거 여러 작품에서 이미 자신의 연기내공을 뽐냈던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미도>와 <해운대>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고 있는 배우 설경구는 영화계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곧바로 주연으로 데뷔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1월 1일에 개봉했던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