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시민들은 이른 아침 위급재난문자 한 통을 받았다.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됐으니 대피를 준비하고 어린이와 노약자는 우선 대피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2017년 위급재난문자가 생긴 이후 각 지역에서 몇 차례 위급재난문자가 수신되는 일이 있었지만 이처럼 휴대전화를 소유한 서울시민 전체에게 위급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행정안전부는 7시 3분 서울시의 경계경보가 오발령이었다는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고 서울시 역시 7시 25분 경계경보가 해제됐다는 안전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입장발표를 통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준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이런 문제는 과잉이라고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과 비판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시민들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수 있었던 '경계경보 오발령 사건'에 예민하게 반응한 이유는 어쩌면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물론 70대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세대들은 실제 한국땅에서의 전쟁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이미 많은 관객들은 지난 2004년 이 영화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간접 경험'한 바 있다. 강제규 감독의 3번째 장편 영화였던 장동건과 원빈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