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미 PD
조윤미 제공
- 미국 CIA의 도청 의혹도 다루셨잖아요. 대통령실이 도청에 취약할 수도 있는 건가요?
"그건 알 수 없죠. 다만 이번 방송에서는 세 가지 취약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째 이전 과정이 급하게 진행됐던 점, 둘째 대통령실의 위치가 미군기지 옆이라는 점, 셋째 전자파 차단 시설이 훼손됐을 가능성입니다. 전자파 차단 시설 훼손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국방부 시절 지하 벙커 시설 공사를 하셨던 업체 대표님을 만났는데 전자파 차단 시설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나 이사 하는 과정에서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서 성능에 문제가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유지보수 공사 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국방부 벙커는 2012년도까지 보수 공사를 했는데, 그 이후로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합참 건물의 벙커를 이용하면서 훼손된 부분을 굳이 수리하지 않았다는데 당시 마지막으로 테스트했을 때 50db가 나오는 상황이었대요. 그러니까 100db가 나와야 하는데 50db가 나왔다는 건 도청을 막을 수 없는 수치라고요."
- 작년에 대통령실 옮길 때 훼손된 걸 수리 안 했다고 하나요?
"저희가 전자파 차단 장치 수리 여부에 대해 물어보며, 만약 수리했다면 어떤 업체를 통해서 진행했는지도 문의했지만, 대통령실은 답이 없었고 국방부 역시 '비밀이다. 답변할 수 없다 안전하다'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이사 나가고 인테리어하고 이삿짐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전자파 차단 장치가 훼손됐는지 여부를 파악해 수리까지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
- 작년에 대통령실 이전 공사 당시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떼기시장 같았다'고 표현했는데요. 공사 업체 말 들어보면 보안이 너무 허술했던 것 같아요.
"비교를 해보자면 대기업에 출입할 때보다 못하다는 걸 느끼셨대요. 어떻게 휴대폰 가지고 들어가서 통화나 인터넷을 하죠? 그리고 지하 벙커 같은 시설에도 신분증만 내면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도청 장치를 심으려면 어렵지 않았을 거라고 현장에 있으셨던 분들은 판단하시더라고요."
-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요?
"도청 장치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눈에 띄지 않은 도청 장치가 회의 테이블이나 벽이나 바닥에 내장되어 있다면 성능도 좋고, 거의 영구적이라고 하더라고요."
- 비행금지 구역 설정도 문제죠. 청와대는 반경 8km를 비행금지구역으로 했는데 대통령실은 3.8km라는 거잖아요. 가장 문제는 뭐라고 하나요?
"공중에서는 속도가 문제라고 합니다. 비행금지구역이 8km에서 3.8km로 줄어들었을 때는 우리 군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어요. 비행금지구역이 3.7킬로라면, 시속 100킬로로 움직이는 드론을 발견한 즉시 16초 안에 격추시켜야 한다는 건데, 너무 위험한 거 아닌지 싶습니다. "
- 청와대 가보셨는데 가장 큰 차이는 뭐예요?
"청와대에서 근무하셨던 행정관님이 해 주셨던 얘기들이 재미있었는데 청와대 주변에는 필수인력들이 근무하는 관사가 많더라고요. 행정관, 경비병들이 거주하는 곳인데 청와대 바로 옆에 위치한 관사에서 생활하셨더라고요. 국가의 위기 상황은 밤낮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인프라를 구축해 놓았다고 해요. 용산엔 필수 행정 인력들이 거주할 수 있는 관사가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일단 수송부조차도 옮겨오지 못했더라고요. 대통령실 직원들은 차량 이용할 때 관용차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오가야 되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
- 청와대는 다 떨어져 있어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잖아요.
"청와대의 업무 공간이 협소하고 소통을 가로막는 권위적인 공간이라는 부분에 동의해요. 건축학 전문가들은 청와대 내에서 증축이나 신축하는 방식으로도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는 의견을 주셨어요. 문재인 대통령도 실제로 1970년대 지어진 여민관에서 근무하면서 참모진들과의 소통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니까 방법은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궁궐 같다기보다는 소박한 느낌이었어요. 상춘재나 본관 건물, 관저까지 외국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건축물이라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조경도 훌륭하고요."
- 1년 전을 회고해 보면 국민과의 합의도 없이 이전한 게 문제였던 것 같아요.
"그렇죠. 왜 나와야 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고, 사실 많은 국민들은 용산으로 나왔다고 해서 소통이 되고 있다고 느끼지는 못하거든요. 공청회 한번 토론회 한번 없이 결정됐다는 게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