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이미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2만 2900명의 관중이 가득 모였다.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현역생활을 마감하면서 등번호 10번이 고 최동원의 11번에 이어 구단 역대 2번째로 영구결번으로 지정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 선수들은 모두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조선의 4번타자'와 함께 하는 마지막 경기를 소화했다.
프로 스포츠 선수, 특히 야구선수들은 자신의 등번호에 상당히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는 등번호에 대한 애정이 더욱 크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이름만큼 61번과 99번의 등번호가 매우 유명하다. '추추트레인' 추신수(SSG랜더스) 역시 2021년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자신에게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투수 이태양(한화 이글스)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한 바 있다.
하지만 그토록 등번호를 소중히 여기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매년 4월 15일이 되면 모두 같은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오늘날 메이저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인종과 피부색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기량을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최초의 흑인선수 고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 개봉한 영화 < 42 >는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입단하고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스포츠 전기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