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일본을 가리켜 아날로그의 나라라고들 한다. 디지털로 쉽게 대체가 될 만한 것도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가는 게 다른 나라와는 다른 문화라는 것이다. 21세기에도 여적 현금 중심의 결제가 이뤄지고, 방송 등에서도 컴퓨터그래픽(CG) 대신 직접 제작한 시각자료를 사용하는 모습이 흔하게 눈에 띈다. 누군가는 답답하다 하겠으나 또 누군가는 대단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날로그에 대한 일본의 애착이 아닌가 한다.
일본의 아날로그 애착은 영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프로그램에서까지 CG로 보정한 영상을 흔히 마주하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후반작업 없이 직접 촬영하는 것에 대한 애착이 그야말로 엄청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같은 장인이 그러하듯 일본 영화의 아날로그 선호 또한 상당한 수준이어서 특수촬영이라 할 만한 장면까지도 최대한 아이디어를 짜내어 촬영하고 보는 것이 일본의 문화라고들 한다.
특수촬영, 줄여서 특촬이라 불리는 장르가 일본에서 전성시대를 맞이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슈퍼전대 시리즈>, <가면라이더> 류의 히어로물부터 <고지라> 등 괴수물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 태어난 특촬물은 일본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일군의 장르를 이루었다. CG기술로 점철된 마블과 DC코믹스 히어로물이 전 세계를 주름잡는 상황에서도 일본 특촬물은 아날로그적 감성에 CG는 절제된 수준으로 활용하며 제 시장을 지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