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 사건이 급증했다. 마약 청정국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다. 아들 마약 사건으로 인해 마약 퇴치 활동가로 변신한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친인척 포함한 가족 중에서 한 명이 마약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어떻게 우리나라는 마약 문제가 심각하게 되었을까?

지난 11월 28일 MBC < PD수첩 >에서는 '마약 그리고 해결사들' 편이 방송되었다. 이정섭 검사 처남댁으로 알려진 아나운서 출신의 강미정씨 인터뷰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마약 사건을 수임하는 전관 변호사들 문제와 향정신성 의약품을 취급하는 의사들의 문제를 짚었다.

취재 이야기 듣기 위해 해당 회차를 연출한 임다솔 PD를 지난 11월 29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임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마약 파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는 별로 없어"
 
 임다솔 PD
임다솔 PD 이영광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이번에는 탐문을 많이 다녔어요. 방송에 보면 법무법인도 진짜 많이 가고 사실 확인 위해서 경찰서도 여러 번 가고 저희 취재 스태프들이 한 병원은 원장님 만나기 위해서 세 번 넘게 갔거든요. 너무 정신없이 취재가 흘러가다 보니 오히려 방송 끝나고 생각보다 안 피곤하고 괜찮네요."

- 마약 문제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마약 문제가 워낙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계속 방송은 되죠. 뭔가 점점 더 심해진다는 얘기만 들려서 왜 그럴까 얘기하다 보니 이거에 대한 유통망이나 공급자들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있었어요. 뉴스에서도 투약자 연예인 기사는 많이 뜨는데 검거 기사는 되게 짧게 나오고요. 투약자에 대한 관심은 너무 높은데 유통망이나 마약 파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는 별로 안 나와서 뭐가 문제일까 하고 취재 시작하게 됐죠." 

- 어제 방송 보면 주제가 뭔지 헷갈리거든요. 전관 변호사에 대한 문제인지 아니면 향정신성 의약품 남용에 대한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도 방송에서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이템이 3가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셋을 한 번에 봤을 때 느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제목이 '마약 그리고 해결사들'이었잖아요. 세 가지 해결사를 저희가 하나씩 다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마약은 공급자들이 아닌 마약한 사람들을 악마화하잖아요. 그래서 이거에 대한 치료나 수사가 제대로 안 되는 사이에 해결사들이 등장한 거죠."

- 이정섭 검사의 처남댁인 강미정씨 인터뷰부터 시작하셨는데 왜 이렇게 구성했어요?
"우선 저희는 저희한테 찾아온 제보자분이 소중하고 제보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보자부터 구성했고 조언 받아서 빠져나가려고 한 모습들이 뒤를 보면 이해가 될 거 같아서. 흐름과 구성상 그렇게 했습니다."

- 인터뷰는 어땠나요?
"인터뷰를 정말 오래 했어요. 방송에 안 나간 인터뷰도 많고요. 이건 공개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진들을 보다가 그 집이 너무 크고 마당에서 애들이 뛰노는 모습 보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무의식적으로 되게 좋다고 말한 거예요. 근데 강미정 선생님께서 '너무 좋죠. 근데 이런 좋은 삶을 버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더라고요'라는 의미의 말을 하셨어요. 그 말이 조금 되게 와닿았어요. 그러니까 되게 돈도 많은 집이고 가정에서 여행도 많이 다니셨는데 남편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자기 어머니도 힘들어하시니까, 그런 사정과 이야기들에 이해가 되었죠. 고민하던 모습도 이해가 되고요."

- 2월 6일 강미정씨 집 도어락이 변경된 거고 문이 안 열리자, 경찰 부른 거고 연 거죠. 남편은 안방에서 TV 크게 틀고 자고 안 들렸다고 하잖아요. 번호가 왜 변경됐다고 하나요?
"강미정씨가 지난해 12월에 남편을 폭행으로 신고하고 아이 둘 데리고 한동안 친정에 가 계셨어요. 그리고 2월 6일에 집에 다시 돌아가셨어요. 왜냐하면 애들도 학교에 가야 되니까요. 두 달 만에 집에 들어왔는데 도어락이 바꿔 있어서 문이 안 열리는 거죠. 하지만 남편은 반응이 없고요. 근데 주차장에 서 있는 남편 차 보니 깨져 있으니까 뭔가 남편이 안에 있는 게 위험한 상태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경찰을 불렀어요. 그러나 경찰에 왔는데도 계속 문을 오랫동안 안 열어줬대요. 그리고 문 열었더니 남편이 울다가 웃는 상황이었고요. 그 상황에 대해 저희가 경찰분들한테도 물었는데 남편이 계속 우는 게 기억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 남편 조씨 마약 사건 수사에 이정섭 검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알 수 없고 수사를 하게 되면 밝혀질 수도 있겠죠. 근데 예전 사건에서 수서경찰서 경찰관 개인 번호를 남편에 보내주면서 '내 처남이라고 말해놨다. 전화해 봐라' 란 식으로 하기도 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죠."

- 수서 경찰서에서 수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해명한 건 어떻게 보세요?
"해명은 통상적인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하죠. 근데 제가 경찰분들과 얘기 했을 때는 마약 수사 절차 자체가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어쨌든 증거가 나와야 되고 시간 싸움이니까 조금 소극적이었다는 거죠."
 
 MBC <PD수첩> 예고 한 장면
MBC 예고 한 장면 MBC
 
- 마약 사건만 전관 변호사가 문제 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마약 사건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죠. 그리고 요즘은 전관 변호사가 효과 없다는 얘기도 많은데 그 마약 사건은 다른 형사 사건과 다르게 특수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어쨌든 모발 검사나 소변 검사가 있고 그걸 수사하는 질문들이 있고 근데 그 법 기술들을 검사나 이런 과정 중에 익히고 그걸 변호사로 나와서 돈을 버는 데 홍보하고 계시는 게 불법은 아니죠. 하지만 저희는 조금 씁쓸했죠."

- 마약 전담 로펌이 있는 건지 아니면 일반 로펌 안에 마약 전담 변호사가 있는 건가요?
"마약 전담 로펌도 있고요. 형사 사건 전문으로 하는 로펌들에 마약 센터를 또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일까요?
"돈이 되기도 하고 요새 마약 사건이 많이 늘었고 두 가지 혼합인 것 같은데 다른 사건에 비해 조금 더 수임료가 세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 올 상반기 적발된 마약류 사범 가운데 72%가 향정신성 의약품이네요. 이건 규제가 없나요?
"우리가 생각하는 마약이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나뉘는데 그랬을 때 불법적인 부분에서 단속이 많이 되니까 합법적인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규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근데 규제가 어렵다는 게 문제죠."

- 처방을 규제해야 하고 의사에게 맡겨두면 안 될 것 같거든요.
"저희가 의사분들이나 그쪽 분들도 많이 만나 뵀는데 다양한 얘기를 하셨어요. 현실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시스템 그리고 (향정신성 의약품) 잘 처방해 주는 의사분들이 굉장히 일부인데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 했을 때 그 의사분들에 대해서도 예방 교육을 하자거나 혹은 보건복지부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왔고요. 근데 그걸 계속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많이 했고요. 특히 의사분들이 걸렸잖아요. 마약 투약을 너무 많이 해서요. 그런데 검찰에 기소해요. 기소하고 형이 확정되잖아요. 그럼 의료 정지는 검찰에서 하는 게 아니라 면허 정지는 보건복지부에서 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걸렸어요. 근데 이 사람이 의사예요. 그럼 면허정지 시키라고 대검찰청에서 넘겨줘야 되잖아요. 보건복지부에 정보를 안 넘겨줘요."

- 압구정 롤스로이스남 사건이 나와요. 가해자가 피부과에서 수면 마취했다고 하잖아요. 그 병원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가해자 말고 다른 환자에게 남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그 병원에 실제로 그 그래프가 나갔는데 굉장히 작년이랑 해서 많이 늘었고요. 환자도 많이 늘고 처방량도 많이 늘었어요. 그거 인과관계는 저희가 알 수 없지만 많이 늘었고 환자도 많이 늘었고 처방량도 많이 늘었고 그 롤스로이스남 같은 경우 A병원 아침에 들어가서 밤에 나왔거든요. 10시간에 있었던 건데 이상하잖아요. 그것도 그렇고 예를 들어 프로포폴을 맞는다고 했을 때요. 한 병씩 팔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 병짜리가 있어요. 그럼, 환자한테 한 병을 다 안 써요. 사이즈도 다르고 남성, 여성도 다르고 그럼 이 사람은 이 약물 중에 반통만 쓰고 저는 뭐 4분의 1만 써요. 남잖아요. 이건 원래 폐기하는 게 맞거든요. 근데 어떤 말을 들으면 이걸 모아서 놓아줘요. 기록에도 안 남고 그냥 맞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일도 있다고 들었고 했으니까 어떻게 됐는지 모르죠. 알 수 없어요."

- 마약은 치료해야 한다고 나오던데 우리나라는 치료보다 처벌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근데 사실 사람이 벌 받는다고 하면 안 받고 싶잖아요. 하지만 치료한다고 하면 할 마음이 있죠. 왜냐면 자기도 사회생활하고 앞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살 거죠. 저희 사례자도 그랬어요. 자기도 탈색 네 번 하고 땀 빼고 그랬대요. 근데 만약에 치료하고 자기가 사회를 잘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겠죠. 근데 처벌받기 싫으니까 자기도 그렇게 했다는 거예요."

- 그럼, 마약은 범죄인지 아니면 병인가요?
"마약은 범죄이기도 하면서 질병이기도 한 거죠. 전문가분들도 질병 플러스 범죄라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처벌하려고 하면 몇 회 했는지 밝혀내기 너무 힘들어요. 공급자들은 처벌해야죠. 공급자들 중에 마약 안 하는 사람도 많아요. 공급자들을 잡고 투약자들에 대해서는 처벌도 중요하지만 예방하고 치료하고 다시 사회에 나가서 잘 살 수 있게 해야죠."

- 마약 문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해 보셨을 거 같은데.
"저희가 투약자분들이나 재활하고 계신 분 많이 만났지만 그들은 약한 사람들이에요. 그 와중에 그 빈틈을 파고들어 돈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죠. 그러니까 이 모든 게 불법이 조금 섞여 있을 수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다 불법은 아니에요.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게 되게 씁쓸했어요."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재밌는 말이나 멘트들이 너무 많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게 많아 쓸 수 없어서 어려웠어요. 탐문 다니면 기다리고, 갑자기 상황이 벌어지면 갑자기 찍어야 하는 게 어려웠던 거 같아요. 연락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았고요."

- 취재했지만 방송에 못 나간 것 중 얘기할 게 있을까요?
"의사들이 죄를 짓는데 보건복지부에 안 넘기는 거죠. 800일을 안 넘기면 2년 동안은 의료 행위로 죄를 짓고도 계속 의료 행위를 하는 거예요. 그런 걸 국가가 묵인해 주고 있는 거잖아요. 또 제약회사 직원분이 제보해 주신 내용이 있는데 향정신성 의약품들 되게 쉽게 빼간대요. 유통 부분도 못 나간 게 아쉽고 강미정씨의 사건의 경우 더 많은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관계 확인이 된 부분만 나가야 되다 보니까 못 나간 부분들이 많죠."
임다솔 PD수첩 마약 이정섭 향정신성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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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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