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오르가즘 주식회사> 포스터.
넷플릭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 금융과 산업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전 세계 IT의 중심이자 최첨단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없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별세상이지만, 자못 삭막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서로 제대로 된 소통이나 교감을 하지 못하고 외로워한다.
그런가 하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만연하다. 1960년대 히피 문화의 탄생지이자, 1970~1980년대 록 음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성 소수자 마음의 고향인 한편, 포르노 산업의 성지이기도 했다. 또한 다인종, 다문화 사회이기도 하다. 아마도 미국에서 손꼽히는 경제 규모에 소득 수준도 높아 삶의 여유가 베이스에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오르가즘 명상(이하 'OM')'을 기반으로 하는 웰니스 스타트업이 들어선 게 그리 이상하진 않다. 2000년대 초반 니콜 데돈이라고 하는 전직 스트리퍼가 남자 동업자와 함께 세운 '원테이스트(OneTaste)'가 바로 그 회사다. 요가와 명상과 오르가즘을 한데 접목시켜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정말? 어떻게?
오르가즘 명상의 구루에서 사기꾼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오르가즘 주식회사: 쾌락을 판 어느 회사의 진실>(아래 <오르가즘 주식회사>)이 이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원테이스트는 어떻게 성장했고 어떻게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새로운 문화의 전파자이자 오르가즘, 명상, 요가계의 구루로 큰 영향을 끼쳤던 니콜 데돈이 어떻게 악마의 사기꾼으로 전락했는지 낱낱이 살펴본다. 전 원테이스트 직원들의 증언이 힘을 실었다.
매력적인 중년 여성 니콜 데돈의 카리스마 있는 강연을 보고 나면 왠지 오르가즘 명상에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깨어 있는 자아를 가지고 내 몸의 가장 민감하고 숨겨진 곳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욕망의 억압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너나없이 수많은 사람이 몰렸고 회사는 커졌으며 니콜 데돈은 유명해졌다. 그녀는 수많은 IT 그룹의 러브콜을 받고 원테이크의 오르가즘 명상 기법을 설파한다. 투자를 받고 언론을 타고 유명인의 추천을 받고 수익을 얻는다. 유명인 중엔 '웰니스의 신'이라고 불리는 기네스 펠트로가 대표적이었다. 원테이스트는 2010년대 들어 급성장했고 크나큰 수익을 얻는 데 성공한다. 니콜 데돈이 이상해진 건 그때쯤일까, 그 이전부터일까.
욕망과 성의 해방에서 컬트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