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하이패스라 불리는 '고속도로 자동통행료징수시스템(ETCS)'이 한국에 처음 선 보인 건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였다. 무선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톨게이트마다 차량이 멈추고 서 정산하는 과정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가 징수시스템 사업자를 선정하는 작업에 돌입했고, 2004년 삼성SDS와 포스데이타가 참여한 '능동형 RF 방식 사업자' 선정 입찰이 실시된다. 이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할 만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른바 삼성의 '하이패스 방해전파 사건'이다.
당시 포스데이타 시험차량이 톨게이트를 돌입할 때마다 차량 인식률이 평소(99% 이상)보다 크게 떨어지는 60% 수준으로 나오는 일이 벌어진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들은 시험장소인 도로 주변을 맴도는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고,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km로 달리는 추격전을 벌인 끝에 해당 차량의 번호 등을 입수하게 된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해당 차량이 삼성SDS 직원 명의로 빌린 렌트카라는 게 밝혀졌고, 직원들은 방해전파를 쏴 상대 시험을 방해함으로써 업무방해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