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파워>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파워> 포스터. ⓒ 넷플릭스

 
미국에서 최초로 공적 자금이 투입된 경찰 조직은 1838년 보스턴에서 창설됐다. 그 후 20년간 뉴욕, 필라델피아, 신시내티, 시카고에서 자체 경찰 조직이 창설된다. 경찰이라 하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절대적인 목적이자 목표일 것이다. 하여 그 권력이 막대하고 전능하며 종잡을 수 없다 할지라도 용인한다. 그런가 하면 경찰 권력은 규제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과연 누가 더 힘이 셀까. 국민인가 경찰인가. 당연한 듯 국민이라고 말할 테지만 실상 경찰이야말로 절대적인 힘과 권력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파워>가 미국 내 경찰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미국 치안의 기원에 대하여

미국 치안의 기원 중 하나는 개척지의 '민병대'다. 1830년부터 20여 년간 백인 정착민들이 토착민들과 마찰을 빚고 그들을 내몰면서 땅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만들었다. 그리고 미국 남부의 경우 1700년대 초 노예 순찰대가 생겨나 노예들을 감시했다. 한편 18세기, 19세기에 노동자들을 규제하고자 지자체 치안 활동이 도드라진다.

즉 경찰은 계급 질서를 관리하는 방법의 일환이었으며 동시에 '재산'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는 방편이었다. 경찰이 지키려는 이에 과연 국민 모두가 포함되는가? 결코 아닐 것이다. 

미국 치안은 '인종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백인'이 아닌 경우 누구든 치안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백인'은 경찰 조직에 직접적으로 편입시키려 했고 '흑인'의 경우 국가 권력과 폭력에 가장 취약한 존재로 노출되리라는 걸 확실하게 하려 했다.

경찰의 권력과 힘이 향하는 곳

현대적 치안의 아버지로 여겨지는 오거스트 볼머는 군에서 복무했다. 그는 군의 경험과 체계를 경찰에 이식시켰는데, 미국군은 필리핀 식민 전쟁에서 반란군을 다루는 기술과 전략을 완성시킨 터였다. 그렇게 미국 경찰은 반란 진압 도구를 사용하며 시민 혹은 잠재적 범죄자가 해외 반란 분자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경찰의 무시무시함이 점점 더 드러나는 것 같다. 자못 흥미진진한 구석도 있다. 비록 미국 경찰만을 논하지만 경찰이 갖는 권력과 힘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1960년대 미국에선 2천 건이 넘는 폭동이 일어났다. 단 한 번의 폭동으로도 전국이 요동치는데 2천 번이라면 세상이 뒤바뀌고도 남을 터였다. 폭동은 주로 비백인, 흑인에 의해 일어났다. 분명 폭력적 행위지만 오랫동안 쌓아 올린 백인의 폭력에 따른 반응이었을 테다. 결정적으로 미국에서 흑인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니 그들은 스스로를 지키고자 들고일어나야 했다.

지금 우리는 치안 과잉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쯤 되면 경찰이 말하는 '치안'이라는 게 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국가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일일 텐데, 과연 그런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 흑인들의 삶이 해외 식민지인들의 삶과 다를 바 없고 하여 폭동으로 치닫곤 하는데, 미국 경찰은 그들을 반란군이라 생각하며 나아가 모든 흑인에게 반란의 여지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1967년 미국에선 시민 소요에 대한 커너 위원회 보고서가 채택된다. 이 보고서로 확실히 알게 된다. 미국 사회의 치안이 인종에 따라 나뉘고 분리되며 불평등한 사회 형성과 얼마나 깊게 엮여 있는지 말이다. 하지만 이후 미 정부는 이 보고서를 수단으로 경찰 규모를 끊임없이 늘려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경찰은 국가 권력의 핵심이다. 국가 권력을 직접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유일한 조직이다. 하지만 경찰 권력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단과 제도는 없다시피 하다. 국가 권력의 실행 조직을 어느 누가 제어하고 통제하겠는가. 지금 우리는 치안 과잉 사회에서 살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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