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리그2 7R 전남과 안산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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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승부욕이었을까, 아니면 여성 심판을 향한 무시였을까. 어떠한 이유든 스포츠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팬들의 지적이다.
지난 14일 전남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는 전남 드래곤즈와 안산 그리너스의 K리그2 7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볼 경합을 두고 두 선수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축구 경기에선 일상적인 장면,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 선수가 신경전을 말리는 심판을 거세게 밀치며 항의를 이어갔던 것. 심판에게 항의하는 선수는 있을 수 있지만, 심판에게 위협을 가하며 항의하는 건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다. '여성 심판'이라서 벌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여성 팬들은 늘고 있지만, 그 안의 여성 직업인들이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순간이다.
"여자 심판이라서 무시?" 심판 향한 의례적 항의
사건의 발단은 1대 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에 벌어졌다. 김용환과 노경호는 볼 경합을 두고 다퉜다. 다른 선수의 헤딩 경합 중 떨어진 공을 차지하기 위해 두 선수는 추격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노경호가 한발 빨랐다. 뒤늦게 쫓아온 김용환이 강하게 몸을 부딪쳤고, 노경호는 쓰러졌다. 박성희 주심의 판단은 김용환의 파울이었다.
그러자 김용환은 화난 얼굴로 노경호를 향했다. 이상 기류를 알아챈 박 주심이 두 선수를 막아섰지만, 김용환은 박 주심의 팔을 강하게 밀쳤다. 박 주심의 몸은 휘청였고, 밀쳐진 팔이 노경환의 얼굴에 부딪힐 정도였다. 박 주심의 제재에도 김용환은 노경호를 향한 손가락질을 이어갔고, 다른 선수가 말릴 때까지 재차 불만을 표시했다.
노경호도 박 주심의 손을 뿌리치며 분노를 표했고, 부심까지 나서 상황을 수습했다. 신경전은 경기 종료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용환이 다시 노경호를 찾아가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심판들과 동료들이 모두 만류하고 나서야 일단락됐다.
스포츠에서 선수가 심판을 향해 강하게 항의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해당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 댓글에서는 "어떻게 심판을 밀칠 수가 있냐", "주심이 여자라서 밀친 것이다. 남자 주심일 때는 이러한 일이 없다", "사후 징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등 팬들의 거센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심판의 진출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그 비중은 남성 심판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2024년 기준 K리그1부터 K리그4까지 심판 인원은 총 124명이지만, 그중 여성 심판은 5명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에서 벌어진 실랑이는 스포츠 내 여성 직업인 처우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해외 리그에서도 열악한 여성 심판 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