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고리라는 말이 있다. 격언 수준으로 쓰이는 풍유법을 보다 구조적으로 발전시킨 문학용어로, 이야기 전체가 현실세계의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를 이른다. 예를 들자면 <이솝우화>와 같은 작품을 꼽을 수 있겠다. 겉으로는 동물세계의 이야기이지만, 어디 그러한가. 인간세계를 풍자하기 위하여 동물을 가져다 그린 것을 읽는 이는 눈치챌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직설보다 오래 기억에 남고, 그리하여 이야기를 접한 이에게 무형의 힘을 가하는 것이 알레고리의 특징이다. 인간과 삶, 세상에 대한 인식을 달라지게 이끄는 알레고리의 파괴력은 그를 직접 느껴본 이만이 안다고 하겠다.
여기 한 편의 영화가 있다. 그 설정부터가 파격적이어서, OTT서비스가 영화 콘텐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뒤 그에 맞춘 시간 죽이기용 영화가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작품이다. OTT서비스에 범람하는 90분 남짓의 참신하고 자극적인 영화처럼 보이는 탓이다. 보고 나면 아무런 생각도 남지 않는, 그래서 오락영화로의 가치 외에는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그렇고 그런 영화가 얼마나 많던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