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수학능력시험이 16일 치러졌다. 이 시험의 결과를 들고 학생들은 향후 제 인생의 상당부분을 가를 커다란 결정을 하게 된다. 전공과 대학교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지금껏 살아온 삶의 터전을 옮기기도 하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시험의 결과대로 살지는 않겠으나, 수능과 대입만큼 삶의 방향타를 크게 트는 일도 많지는 않으리란 데 적잖은 이가 공감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에서 수능은 시험을 치른 개인의 일만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고3 한 명이 있으면 집안 온 가족이 행여나 방해가 될까 발소리를 줄여 걷는 것이 한국 사람들 아닌가. 시험장 앞에선 수능을 보는 학교 후배들이 대대적으로 몰려와서 응원전을 펼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사회 분위기 또한 비슷해서, 이날만큼은 출근시간부터 비행기 운항시간, 각종 공연과 행사시간 등이 조정되고는 하는 것이다. 혹여 늦은 학생이 있을까 경찰차와 오토바이까지 대기를 시켜놓으니 특별대우도 이만한 특별대우는 없다고 하겠다.
이쯤 되면 시험성적과 대입 또한 그저 수험생의 것일 수가 없다. 그의 성공에 함께 기뻐하는 이들이, 또 실패에 함께 슬퍼하는 이들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 부모의 마음만큼 간절하고 귀한 것이 또 없으니, 자식의 시험과 당락에 일희일비하는 부모의 마음을 예술 또한 관심두지 않을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