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기자말] |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 구기 종목 중 유일한 금메달 도전에 '명문 종목' 여자 하키가 나선다.
한진수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하키 대표팀이 5일 저녁 공슈 운하 스포츠 센터 하키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여자 하키 준결승에서 2대 2 동점, 슛오프 점수 4대 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여자 하키 대표팀은 2014 인천 아시아게임 제패 이후 9년 만의 정상 회복에 나선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여자 하키 선수들에게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2024 파리 올림픽으로의 직행 티켓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기에 이번 아시안게임이 누구보다도 절실하다. 대표팀 한진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다짐했다.
동점을 내줬기에, 슛오프에서 더 절실한 드라마 썼다
인도와의 극적인 무승부, 그리고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결선 진출에 성공한 여자 하키 대표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친 팀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준결승에서 만났는데, 그때는 한국이 분패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되었던 바 있다.
그런 탓에 이날 경기는 한국에게 더욱 중요했다. 일본과의 5년 전 승부를 복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여자 대표팀 안에서도 컸다. 그런 덕분일까. 첫 쿼터부터 한국이 선전했다. 1쿼터 13분 서정은(kt)이 페널티 코너를 골로 연결시키며 첫 득점을 만들어 낸 것. 한국은 초반 기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2쿼터 일본의 계속되는 역습 기회를 저지하며 1대 0의 스코어를 유지한 대한민국. 특히 3쿼터에는 '쐐기골'도 터졌다. 박승애(kt)가 상대의 수비 진영을 열고 필드 골을 기록한 것. 그렇게 스코어는 2대 0이 되었고, 경기가 이대로 한국의 편안한 승리로 마무리되나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쿼터 일본이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4쿼터 3분 만에 일본의 코바야가와 시호가 필드 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경기 종료를 2분 남긴 시점에는 페널티 스트로크를 얻어내 다시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점수는 단시간에 2대 2가 되었다.
정규 시간 60분이 모두 끝난 순간, 한국 선수들은 아쉬움 때문인지, 동점을 내줬다는 분함 때문인지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승리를 위한 마지막 방법도 남아 있었다. 다섯 번의 '슛 아웃(승부치기)'이 남아 있어 이를 승리하면 결승 진출의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
한국의 골키퍼에는 이진민(인천시체육회)이 나섰다. 한국은 첫 번째 슛 아웃에서 서정은이 가볍게 골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에 질세라 일본도 골을 기록, 1대 1이 되었다. 천은비와 박호정도 이어 슈팅에 성공했는데, 이진민이 일본의 세 번째 슈팅을 막아내는 데 성공하며 드디어 균형이 깨졌다.
하지만 안효주의 슛이 일본의 골키퍼에 막히며 다시 균형을 되찾은 양팀의 슛 아웃. 하지만 조혜진이 골을 기록한 데 이어, 이진민이 일본의 다섯 번째 공격을 막아내면서 슛 아웃 끝에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5년 전의 복수에 성공한 여자 하키 대표팀은 이제 여자 구기 단체 종목 유일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남자 하키 대표팀은 목요일 '하키 강호' 인도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해 3·4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남자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5시부터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과 만난다.
"중국 관중, 심판 판정... 모두 이겨내고 금 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