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벌써 세 개의 메달을 수확한 이재경 선수.
박장식
학생 시절 이재경은 주목받던 다이빙 선수였다. 특히 무거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국내대회 메달을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유니버시아드에도 나가 동메달을 땄지만, 유독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장 스무 살이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함께 입촌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부상 등에 대비한 후보 선수였기에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러던 이재경이 드디어 빛나기 시작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벌써 세 개의 메달을 따내며 이름이 알려졌다.
우연이 아니었다. 지난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김수지 선수와 함께 나선 혼성 싱크로에서 동메달과 '간발의 차' 4위를 기록했던 선수였다. 그간 많지 않았던 기회에 가려졌던 이재경이라는 이름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다이빙' 원석 이재경, 구릿빛 그리고 은빛으로 빛났다
이재경(광주광역시체육회) 선수는 다이빙 경기 첫 날이었던 9월 30일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와 함께 3m 스프링보드 싱크로 경기에 출전했다. 두 선수는 첫 경기에서부터 '다이빙 종주국' 중국에 큰 차이 없는 은메달을 따내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3m와 10m에서 모두 도전을 이어나간 이재경 선수는 10월 1일 플랫폼에서도 메달을 따냈다. 이 선수는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에서도 김영남(제주도청) 선수와 함께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틀 사이 은메달 두 개를 만든 이재경 선수는 하루의 휴식 뒤 3m 스프링보드에 도전했다.
싱크로 메달과 달리 개인전 메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았다. 중국 선수 왕중위안과 정주위안이 높은 점수를 차지해 메달권에 오를 것이 불보듯 뻔했다. 남은 한 자리도 우하람 선수가 차지할 확률이 높았다.
우하람 선수 실제로 5차 시기까지는 왕중위안과 정주위안, 우하람과 이재경의 순서로 순위가 정해지는 듯 싶었다. 실제로 5차 시기까지는 왕중위안과 정주위안, 우하람과 이재경의 순서로 순위가 정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우하람 선수가 마지막 시기 안타까운 실수를 범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다이빙대 뒷쪽 계단에서 워밍업을 하고 있던 이재경 선수는 우하람 선수의 경기 내용도,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신의 마지막 시기에 임했다. 결과는 역전이었다.
이재경 선수가 마지막 시기 시도한 파이크 동작이 총점 69.00점으로 성공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 총점 426.20점으로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우하람 선수와는 15점 남짓 차이가 났다.
"아내 목걸이 덕분에 동메달 땄다"